ADVERTISEMENT

환성…침통…희비 엇갈려|대통령 선거 결과를 보는 4당 표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민정당>
○…민정당은 이번 선거결과에서 과거의 여촌야도 현상이 사라지는 등 새로운 양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하고 야당의 부정선거 시비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우세지역에서 압도적인 득표를 했는데 무슨 소리냐』면서 김중위 대변인을 통해 여러차례 반박 성명을 발표.
대책본부는 당에서 조사한 최종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선거결과와는 별차이가 없다면서 그동안 대외비로 엄증 관리해온 여론조사 경과를 공개.
이에 따르면 △서울31.3 △부산34.7△대구64.3 △인천36.7 △광주23.3 △경기41.1 △강원53. 8 △충북47 △충남37.4 △전북28.1 △전남25.3 △경북71.8 △경남43 △제주51.5%로 도합 40.2%를 득표할 것으로 판단. 또 김영삼 후보는 23.2%, 김대중 후보는 23.1%로 △노 후보 9백27만표 △김영삼 후보 5백34만표 △김대중 후보 5백32만표를 획득할 것으로 추산.
관계자들은 충남이 예상보다 10% 떨어지고 광주·전남에서는 당원 숫자 만큼도 득표하지 못했다고 설명하고 충남에 대해서도 충분히 선전하지 못했다고 자성.
그러나 인천·경기지역에서 큰 표차로 우세를 지킨데 대해 흡족한 모습이었으며 지난 2·12 총선 때 야당 바람에 대표적으로 혼났던 서울 강남에서도 노후보가 선두를 유지하자 『본때를 보여줬다』며 쾌재.
○…17일 상오 2시 노 후보가 41%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당직자들은 승리를 기정 사실화한 채 후보별 득표성향을 분석하고 야당의 반응을 파악하는데 신경.
당직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이제 3김 시대는 사라지고 노후보의 민주화합 시대가 도래했다』면서 『노후보의 완승으로 부정 선거 시비와 선거결과 불복은 국민들로부터 외면받을것』이라고 주장.
대책 본부에서는 야당의 본격적인 부정선거 시비에 대한 대응전략 마련에 신경을 쓰는 눈치인데 인명진 국민운동본부 대변인이 이번 선거가 부정이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 국제인권변호사협회 소속 선거참관단 대표가『일부 사고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전체적으로 부정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한 것을 인용, 보도한 외신기사를 공개하기도.
○…민정당은 특히 노후보가 2백만표 이상 차이로 야당을 누른데 기뻐하면서 『이같은 표차로 보아 야당의 부정선거 시비도 명분이 없다』고 주장, 60년대이후 대통령선거에서의 차점자와의 표차를 제시. 이에 따르면 △5대 15만6천 △6대 1백16만 △7대 94만6천 등.

<민주당>
○…17일 새벽께 노태우 후보의 승리가 확정적이고 그것도 1백50만∼2백만표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이자 민주당사는 침통하다 못해 경악의 분위기.
김영삼 후보는 개표가 시작되기전 츨입기자들과의 만찬 자리에서 『투표율이 높은 것은 본인이 압승한다는것』, 『놀랄만한 결과가 나올테니 지켜보라』고 했고 TV 중계가 시작돼 노후보가 앞서나가자 이 때만 해도 『부재자 투표가 끼여있었기때문』이라고 자위하면서 계속 기대.
그러나 자정이 넘어서도 노후보가 전국적으로 압도적인 우위를 유지하고 특히 서울·부산·대구·인천 등 대도시에서 예상과 거의 정반대의 결과가 나오자 분위기는 급강하.
패색이 짙어진 후 김상현 부총재와 김재광 선거대책본부장 등은 당사에서 상도동 김후보자택으로 가 김후보와 대책을 논의했는데 김 부총재는 『우리보다도 국민들이 개표결과에 대해 놀라고 있는것이 아니냐』고 피력.
민주당은 17일 상오 2시까지도 선거 결과 승복여부와 차후 대책을 전혀 세우지 못하고 있다가 김본부장 주재로 김상현부총재·박종률 사무총장·김덕룡 비서실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이 대책회의를 가진 뒤에야 방향을 설정.
이 자리에서 우선 17일 아침 선거대책본부장단 및 재경의원들로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상오 9시에는 김본부장이 『이번 선거가 전면 폭력·불법·부정선거였다』 는 점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다.

<평민당>
○…17일 새벽까지 노 후보가 39∼40%, 김영삼 후보가 26%, 김대중 후보가 24%의 선을 유지하며 기호 순에따 라 1, 2, 3등의 순위가 계속되자 평민당 중진들은 『서울지역 개표가 10% 미만이고 호남지역 개표상황도 늦어지고 있으니 좀더 두고보자』면서도 침울한 분위기를 숨길수 없었다.
각개표소에서「패색의 목소리」가 담긴 전화가 잇달아 걸려오고 일부 당원들 사이에서는 당사 안팎에서 언성을 높이고 몸싸움을 벌이는 등 분위기가 산만해지자 옥내방송과 전화를 통해 『전 당원이 자기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한 표라도 끝까지 지켜줄 것』을 호소.
특히 상황실에서는 TV 방송의 집계가 평민당 자체집계 및 국민운동본부 측의 집계와는 크게 다르다면서 시간별로 국민운동본부 측의 집계표를 당원들에게 돌리고 지방의 참관인들에게도 전화를 통해 알렸는데 그 집계에 따르면 17일 상오 4시 현재 노태우·김대중·김영삼·김종필의 순으로 노 후보와 김대중 후보의 표차는 36만여표, 김 후보와 김영삼 후보의 표차는 34만여표차를 보여 TV 중계와는 상당히 다른 양상.
그러나 김후보의 득표율이 전북 정주와 무안에서는 각각 90%와 94.2%의 압도적 승세로 나타난반면 충청·강원·경기기역에서 「참패」의 기미가 보이자 관계자들은 초반부터 크게 낙담.
특히 청원·대전 등 충청지역의 표가 예상치를 훨씬 밑돌자 『그들도 장담할 수 없겠다』면서 짙은 패색늘을보이는 분위기.
TV 방송의 개표 실황이 전남북 지역과 서울 지역에서 특히 늦어지자 초조한 빛을 감추지 못한 채 『도대체 웬일이냐』, 『무슨 의도가 있는게 아니냐』면서 방송사에 전화까지 하는 등 초조.

<공화당>
○…공화당 당사에는 17일 새벽 사무처요원 20여명만이 자리를 지키면서 앞으로 전개될 정국 추이에 대해 예민한 관심을 표명.
특히 이들은 민주·평민당 측에서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하는 한편으로 당 상층부에서 어떤 결정을 내려주기를 바라면서 청구동 전화를 초조하게 기다리는 모습.
김종필 후보가 17일 자정 직후 귀가하자 김용채 선거대책본부장은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결과에 대한 대책을 숙의.
조용직 대변인은 『이 회의에서 사상 유례없는 불법·타락·부정선거가 저질러진 점을 감안해 앞으로 이를 어떻게 대처해나갈 것인지 협의했다』고 설명.
김본부장은 민주당의 김재광 본부장, 평민당의 이중재 본부장에게 각각 전화를 걸어 부정선거투쟁대책에 대해 공동보조를 취하자고 제의하는 등 개표사후대책에 부심.
이희일 비서실장은 『득표결과가 나오는 걸 지켜보니 죽쒀서 개주는 꼴이 되겠다』며 『지난 14일밤 김후보가 제의한 3김회동이 성공했더라면…』이라며 아쉬움을 표시.
한 당직자는 『민정당 측의 집요한 공화당 파괴 공작으로 힘든 싸움을 하긴 했으나 이렇게까지 저조할 줄은 몰랐다』고 말하고 『그러나 어차피 당선을 확신한 것은 아니었으니 이제 새로 출발하는 기분으로 다시 시작하는 수밖에 없다』고 비장한 한마디.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