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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떠난 추미애, SNS에서 언급한 '호모데우스'는?

중앙일보

입력

휴가철을 맞아 자리를 비운 정치권 인사들이 연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내세우고 있다. 이른바 ‘SNS 정치’다.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4일까지 서울 자택과 강원도에서 휴가를 보내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사흘째 SNS에 글을 올리는 중이다. 추 대표는 2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여름휴가는 커녕 이사갈 집을 구하느라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서민들의 마음을 생각하니 휴가지에서도 마음이 편치 않다”며 “정부도 응급 처방에 나섰지만 가계부채 임대료, 부동산 폭등은 상호 영향을 미치는 해결과제”라고 밝혔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 사흘째 SNS 행보 #시 인용하며 부동산 대책 등 현안 언급 #"정치의 감성화" 우려도

그는 이 문제를 두고 김태년 당 정책위의장과 긴급통화를 했다고도 전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타고난 평등주의자여서 불평등한 사회는 반감과 불만 때문에 제대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호모데우스』의 구절을 인용했다. 이는 정부가 2일 발표한 부동산 대책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산적한 정책 현안에 관한 야당의 협치를 요구하는 듯한 모양새다. 그는 “우리 사회를 합리적 국가로 만드는데 다같이 협력해 나가야 한다. 호모데우스는 다른 종(種)이 갖지 못한 협력을 가졌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호모 데우스(Homo Deus)의 호모(Homo)는 사람 을 뜻하는 학명이며, 데우스(Deus)는 라틴어에서 ‘신'이라는 뜻이다. 즉 신이 된 인간을 말한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휴가 중인 2일 밤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부 부동산 대책을 언급하는 글을 올렸다. [추 대표 페이스북 캡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휴가 중인 2일 밤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부 부동산 대책을 언급하는 글을 올렸다. [추 대표 페이스북 캡쳐]

또 이날 오전 추 대표는 SNS에 “아침에 산길 걷다가 세월따라 마디마디 굽은 나무보며 문득 정호승 시인의 ‘나무에 대하여’를 음미한다”며 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란색 하트 모양의 바탕에 흰 글씨로 적힌 해당 시를 첨부했다. 이 시에는 ‘고통의 무게를 견딜 줄 아는 굽은 나무는 자기의 그림자가 구부러지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는 구절이 있다. 자신을 야당의 공격을 견뎌내는 굽은 나무로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31일에는 같은 시인의 ‘바닥에 대하여’라는 시를 인용하며 제보 조작 사건에 시달린 국민의당에게 “아직 바닥이 싫은 모양”이라고 일침을 날렸다.

같은 기간 동안 휴가를 보내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도 SNS를 통해 정치권에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그는 지난 1일 페이스북에 바른정당을 ‘첩’에 비유하는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인의 SNS 활용은 지지층을 결집하는데 효과적이지만 자칫 정치의 감성화를 부를 수 있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록환 기자 roka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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