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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장마철 남부지방 강수량 평년의 53%에 그쳐

중앙일보

입력

장맛비가 내린 지난달 28일 시민들이 비로 안개가 낀 서울 남산길을 걷고 있다. 김상선 기자

장맛비가 내린 지난달 28일 시민들이 비로 안개가 낀 서울 남산길을 걷고 있다. 김상선 기자

올여름 장마 기간 강수량은 평년의 82%에 머무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남부지방은 평년(1981~2010년 평균)의 53%, 제주지방은 23%에 불과했다. 반면 중부지방은 평년의 120%에 이를 정도로 비가 많이 내렸다.

기상청, 올여름 장마 특성 분석 #평년보다 늦게 시작, 늦게 끝나 #중부 강수량은 평년의 120% #제주는 평년의 23%로 큰 차이 #잦은 국지성 집중호우 발생도

기상청이 3일 발표한 "2017년 장마 특성" 자료에 따르면 올해 장마는 6월 24일 제주도에서 시작돼 지난달 29일 남부와 중부지방에 비가 내린 뒤 종료됐다.
올 장마는 평년보다 5~7일 늦게 시작됐고, 평년보다 4~5일 늦게 끝난 셈이다.

올여름 장마철(6월 24일~7월 29일) 강수량 분포(왼쪽). 평년과 비교한 강수량 비율(%) [그래픽 기상청]

올여름 장마철(6월 24일~7월 29일) 강수량 분포(왼쪽). 평년과 비교한 강수량 비율(%) [그래픽 기상청]

기상청은 "몽골 북쪽 대기 상층에 고기압이 길게 발달했고, 그 동쪽에 위치한 한반도 상공으로 유입된 북서풍이 장마전선의 북상을 저지하는 바람에 장마가 늦게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또 "북한지방에 위치했던 장마전선이 약화하거나 소멸하지 않고 지난달 21일 다시 남하해 영향을 미치면서 평년보다 장마가 늦게 종료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장마 기간에는 중부지방 강수량은 평년보다 많았으나 남부지방과 제주는 평년보다 강수량이 적었다.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장마전선이 활성화된 반면 제주도와 남부지방은 북태평양고기압 영향권에 들어가는 바람에 강수량이 적었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평년에는 남부와 중부지방의 강수량 차이가 17.8㎜이지만 올해는 254.9㎜로 벌어졌다.

지난달 16일 집중호우로 충북 청주지역에서 큰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청주에는 290.2㎜의 많은 비가 내렸다.[중앙포토]

지난달 16일 집중호우로 충북 청주지역에서 큰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청주에는 290.2㎜의 많은 비가 내렸다.[중앙포토]

올 장마의 또 다른 특징은 잦은 집중호우였다.
기상청은 우선 북태평양 고기압이 평년보다 북서쪽으로 크게 확장해 세력을 유지했고,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한반도로 덥고 습한 수증기가 다량 유입되는 기본 조건이 갖춰진 게 원인으로 지적했다.

여기에다 서쪽에서 다가온 상층의 저기압 영향으로 중국 산둥반도와 서해 상에서 장마전선이 활성화됐고, 또 중국 북부에 위치한 차가운 고기압과 덥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만나면서 생성된 비구름대가 한반도를 통과하면서 국지성 집중호우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기상청 김동준 기후예측과장은 "일반적으로 장마는 여름철 동안 장기간 내리는 비로 생각하지만, 올해는 짧은 시간 국지성 호우 형태로 내리는 바람에 일반적인 장맛비로 인식하기 어려웠다"며 "기후변화로 인해 최근 장마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장마 강수량은 평념보다 대체로 작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
2014년에는 강수량이 평년의 40%에 머물렀고, 2015년에는 68%, 2016년에는 94%를 기록했다.

강찬수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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