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염병·돌 "소나기"…시가전 방불|군산·전주유세장 상가철시·교통마비…200여명 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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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학생등 수천명 시위대의 아우성속에 사제폭약이 불길과 폭음을 내며 터지고 돌·화염병이 우박처럼 쏟아지는 가운데 유세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폭력시위대는 공명선거캠페인 선전탑을 쓰러뜨리고 유세장에 설치된 스피커를 끌어내려 부쉈으며 지나가는 차량을 세워 뒤집는가하면 피킷과 선전물등을 모아 불을 질러 최루가스와 자욱한 연기속에 유세장은 흡사 시가전을 치르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화염병과 돌멩이, 사제폭약에 머리·팔·다리를 다친 청중·기자·경찰관들이 피를 흘리며 후송되는 조직폭력이 파상공세를 펴는 최악의 폭력사태는 대통령 직선제로 가는 길목에 큰 오점을 찍었다.
◇군산사제폭약투척=유세시 작전 카퍼레이드 때부터『김대중』 을 연호하던 학생등이 유세장에서까지 최루탄분말등을 뿌리며 유세 방해시위를 계속, 많은 청중들이 재채기를 하며 유세장을 빠져나갔다.
노후보의 유세시작 분쯤뒤 김대중후보의 선전지프가 유세장에 들어서자 학생등은 지프뒤를 따르며 구호를 외쳤고 이 무렵부터 유세장 곳곳에서 사제폭약이 터지기 시작, 서둘러 유세를 마친 노후보가 행사장을 빠져나갈때엔 노후보의 무개차량 주변에서도 장난감 폭죽으로 만든 폭약이 터졌고 돌과 벽돌조각이 우박처럼 쏟아졌다.
이사고로 노후보의 앞 차량에서 취재하던 서울신문 사진부 박상문기자가 어깨에 타박상을 입었으며 외신카메라기자 1명도 다쳤다.
또 코리아헤럴드의 윤국한기자는 돌멩이에 섞여 날아든 사제폭약에 맞아 바지가 찢기고 다리에 화상을 입었다.
특히 상오 11쯤 노후보가 유세를 마치고 전주로 가던 길목인 군산시 경양동 경포다리에서 김모군(18)이 길이 21cm, 너비 4cm의 식칼을 품고 접근하다 칼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경찰에 붙잡혀 구속됐다.
◇전주과격시위=전주 신역광장 시위는 식전행사로 연예프로가 진행중인 하오2시5분쯤 역광장 왼쪽 야산에 모여있던 학생등이 돌과 화염병을 던지면서 시작돼 하오 5시20분까지 20여차례나 파상적으로 계속됐다.
학생·청년들은 야산 중턱으로부터 날아온 사과탄 1개가 연단 앞 1백m쯤 떨어진 군중속에서 터지는 것을 신호로 일제히 『살인마 노태우』 등의 구호를 외치며 연단을 향해 돌진, 무수한 돌과 화염병을 던지면서 군중속에 최루탄 분말을 뿌렸다.
이 때문에 공연이 중단되고 청중들은 눈물과 재채기를 하며 서둘러 광장을 빠져나갔으며 경찰과 민정당 청년당원등 1천여명이 사과탄과 돌을 던져 맞섰으나 하오2시20분쯤 시외대가 3천명쯤으로 불어나 한때 연단 앞 2m까지 접근했다.
경찰은 사과탄을 집중적으로 던져 이들을 밀어냈으나 연단주위만을 지키는데 급급했으며 이틈을 노려 학생·청년들은 잇달아 연단쪽을 향해 파상적인 공세를 취했다.
이들은 역 광장에 세워진 공명선거 캠페인 선전탑을 쓰러뜨리고 가로수와 전보대등에 설치된 스피커를 끌어내려 부쉈으며 때마침 이곳을 지나던 경찰부식수송용 봉고차를 세워 전복시키기도 했다.
또 광장주변 곳곳에서 피킷과 선전물을 모아 불태웠으며 이 때문에 돌 조각·최루탄파편들이 깔린 역 광장은 최루가스와 자욱한 연기로 흡사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학생·청년들은 하오4시쯤 충남등에서 달려온 경찰지원병력에 밀려 진입되기 시작했으나 서울 번호판을 붙인 차량은 무조건 노후보측 차량으로 보고 부쉈으며 노후보의 화형식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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