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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디스플레이, IT기술 업고 ‘더 쉽고, 더 직관적으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금융업에 종사하는 정 모(44) 씨는 최근 현대자동차의 그랜저를 구매하면서 헤드업디스플레이(HUD)를 장착했다. 전면을 바라보기만 하면 지도정보ㆍ속도 등의 차량정보가 한눈에 들어와 운전이 편해졌다. 정 씨는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안전운전에도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인포테인먼트 수요 증대에 발맞춰…진화 속도 더 빨라질 듯

자동차의 디스플레이ㆍ계기판이 첨단 정보기술(IT)과 결합하며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디스플레이를 통해 더 많은 양의 정보를 제공하면서 운전자가 더욱 편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전기차 테슬라의 ‘모델S’의 운전석에 앉으면 센터페시아(가운데 조작부)에 자리 잡은 17인치 디스플레이가 시선을 잡는다. 차 안에 태블릿PC를 둔 느낌이다. 운전자는 터치스크린을 통해 주행모드를 바꾸거나 선루프ㆍ에어컨 등을 조작할 수 있다. 화면이 크다 보니 보기 편한 데다,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에게 조작 편의성까지 제공한다. 르노 삼성의 SM6ㆍQM6, 볼보 S90 등도 비슷한 기능의 9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테슬라의 17인치 디스플레이 [사진 테슬라]

테슬라의 17인치 디스플레이 [사진 테슬라]

운전석 바로 앞에 위치한 계기판도 디지털화되고 있다. 아우디의 ‘버추얼 콕핏’은 아예 바늘을 없애고 속도와 RPM 게이지 등을 전자식으로 표시한다. 내비게이션ㆍ음악목록 등도 확인할 수 있다.

아우디의 버추얼 콕핏 디스플레이 [사진 아우디]

아우디의 버추얼 콕핏 디스플레이 [사진 아우디]

이처럼 자동차의 디스플레이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신하는 것은 ‘인포테인먼트’에 대한 수요가 급속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는 정보를 뜻하는 인포메이션과 오락을 뜻하는 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다. 현재에는 음악 감상이나 음성통화, 빠른 길 안내 등을 제공하지만 앞으로 IT 발전 속도에 발맞춰 운전자의 일정ㆍ취향에 맞춰 인공지능(AI)이 식당을 예약하고, 주차장 내 빈자리를 안내해주는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한다.

 고급 차량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헤드업디스플레이(HUD)’도 대중화하고 있다. HUD란 운전석 전면 유리에 부착한 반사필름이나 전용 반사렌즈를 이용해 차량 주행 시 필요한 정보를 표시해 주는 기술을 뜻한다. 현대차의 소형 SUV ‘코나’에는 국산 SUV 최초로 HUD가 장착됐다. 증강현실(AR) 기술이 발전하면 HUD는 실제 도로 위에 3차원 가상 정보를 접목해 보여주는 식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한다. 예컨대 내비게이션 정보가 실제 눈 앞에 있는 도로에 겹쳐 보여지기 때문에 초행길도 알기 쉬워진다.

현대자동차가 선보인 HUD [사진 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선보인 HUD [사진 현대차]

앞으로 후사경(사이드미러)을 카메라 모니터 시스템으로 대체하는 ‘미러리스 자동차’, 무선통신 기술이 융합된 ‘커넥티드카’가 등장하면서 디스플레이의 역할은 더욱 확대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매년 92억달러 씩 성장해 2022년 약 208억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분석됐다.

자동차 디스플레이의 적용 범위 [자료 LG경제연구원]

자동차 디스플레이의 적용 범위 [자료 LG경제연구원]

양성진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자동차 디스플레이는 LCD 이후의 신기술로 거론되고 있는 OLED,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투명 디스플레이 같은 디스플레이 신기술의 테스트베드가 될 것”이라며 “정체된 디스플레이 산업에도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설명했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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