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남교사 2명이 '전교 여학생 3분의 1' 성추행, 해당 고교생들 "성희롱 교사 더 있다" 진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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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 여학생의 3분의 1'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경기도 여주지역 고교 교사 2명이 경찰에 구속됐다. 경기도교육청은 여주교육지원청과 해당 학교에 대한 감사를 진행중이다.

여학생 수십 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여주 고교 교사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28일 수원지법 여주지원에서 열렸다. 가해 교사로 지목된 김모(52)씨의 모습. [연합뉴스]

여학생 수십 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여주 고교 교사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28일 수원지법 여주지원에서 열렸다. 가해 교사로 지목된 김모(52)씨의 모습. [연합뉴스]

경기 여주경찰서는 28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여주 지역의 한 고교 교사 김모(52·안전생활부장)씨와 한모(42·3학년 담임)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수원지법 여주지원 김수정 영장전담판사는 이날 오후 이들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끝난 뒤 김씨는 “도망 우려가 있다”며, 한씨는 “증거인멸 및 도망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 제자 성추행 교사 2명 '증거 인멸·도주 우려' 구속영장 발부 #이제정 경기도교육감 "책임 통감, 상처받은 학생들에 사과" 성명 # #경기교육청, 해당 학교에 대한 감사 돌입, 사건 축소·은폐 여부 조사

학교폭력과 성범죄 예방 교육 등 학생인권 보호 업무를 맡아온 체육 교사 김씨는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여학생 31명을 성추행하고 남학생 3명을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3학년 담임교사인 한씨는 2015년 3월부터 최근까지 55명의 여학생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 학생 중 14명은 두 교사 모두에게 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여학생 수십 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여주 고교 교사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28일 수원지법 여주지원에서 열렸다. 가해 교사로 지목된 한모(42)씨가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여학생 수십 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여주 고교 교사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28일 수원지법 여주지원에서 열렸다. 가해 교사로 지목된 한모(42)씨가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지난달 초 이 학교 여학생 3명에게 "교사에게 성추행당했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해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합동으로 전교생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였다. 조사결과 전체 여학생 210명 중 72명(34%)이 피해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경찰조사에서 “학생들이 그랬다니 잘못한 것 같다”며 일부 혐의를 인정한 김씨와 달리, 한씨는 “전혀 아니다”라며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했다고 한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보강조사를 한 뒤 수사를 마무리하고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여주경찰서 로고. [중앙포토]

여주경찰서 로고. [중앙포토]

또 한 학생이 "지난해 담임교사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는데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만큼 학교측 의 사건 은폐·축소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다.
또 일부 학생이 "다른 선생님들로부터 폭언이나 성희롱 발언을 들은 적이 있다"고 진술함에 따라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이번 사건과 관련, 이날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이 교육감은 “이번 사안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 여러분과 상처받은 학생들에게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태를 깊이 성찰하고 대책을 마련해 이와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교육적 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교원과 학생들에게 성 인권 교육을 강화하고, 피해학생 보호 및 치유 등 지원 대책을 세우는 등 필요한 행정적 조치와 제도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26일부터 이들 교사가 근무했던 해당 고교에 대해 감사에 들어갔다. 감사팀은 교육청 감사과 8명, 여주교육지원청 학교폭력 담당 3명, 감사담당 공무원 3명 등 모두14명으로 꾸려졌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예민한 사안이라 수사결과를 지켜본 뒤 감사에 나서려고 했으나 파해 학생 규모도 계속 늘고 학교 측이 사건을 축소·은폐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져 감사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여주의 한 학교서 여학생 72명이 남교사 두 명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경찰이 수사 중이다. 사진은 여주교육지원청 모습. 정문에 '교육특별시'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김민욱 기자

경기도 여주의 한 학교서 여학생 72명이 남교사 두 명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경찰이 수사 중이다. 사진은 여주교육지원청 모습. 정문에 '교육특별시'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김민욱 기자

감사팀은 두 교사의 성추행 여부와 다른 교사들도 폭언과 성희롱을 했는지 등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오랜 기간 범행이 이어졌는데도 신고가 없었던 이유와 학생의 신고를 묵인했다는 의혹도 조사한다.
사건 발생 후 피해 학생들에 대한 보호 조치 여부도 확인할 예정이다.

여주·수원=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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