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사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 환경부에 제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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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찬수 기자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가 배치된 경북 성주군 사드기지에서 육군 치누크(CH-47)헬기가 주한미군 컨테이너를 매달고 기지를 떠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국방부와 환경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 환경영향평가 협의 절차에 착수했다.

24일에 대구지방환경청 접수, 협의 진행 #소규모 평가는 주민 공청회하지 않아도 돼 #국방부, 이미 배치된 장비 위해 일단 진행 #"부지 전체에 대해 일반 환경영향평가 시행" #30일 이내 협의 의견 제출, 10일 연장 가능 #보완 요구 있으면 협의 몇 개월 늦어질 수도 #"전자파 영향 내용 포함 여부 밝힐 수 없다"

28일 환경부에 따르면 국방부 국방시설본부는 지난 24일 성주 기지를 관할하는 대구지방환경청에 사드 배치와 관련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하고 이에 따른 협의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대구지방환경청은 환경영향평가법 절차에 따라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국방부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국방부는 하지만 이번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 제출은 이미 배치된 장비의 임시 운용을 위한 보완공사와 이에 필요한 연료공급, 주둔 장병들을 위한 편의 시설 공사와 관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군 측에 공여키로 한 성주 기지 전체 부지에 대해서는 국내법에 따라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반영해 (사드 도입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반 환경영향평가 협의가 시작되려면 1년 안팎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환경부는 일단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협의 절차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정병철 대구지방환경청장은 “성주 기지 현장 조사와 함께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서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환경영향을 줄이기 위해 제시된 전문가들의 의견에 대해 사업자 측인 국방부가 수용 가능한지 등에 대해서는 협의 기간에도 국방부와 계속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환경영향평가서 검토 작업에는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소속 전문가들과 일반 전문가들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오산공군기지에 도착한 미군 수송기에서 사드장비가 내려오고 있다. 일부는 성주에 배치됐다. [뉴시스]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의 경우 통상 30일 이내에 협의 절차를 완료해야 하지만 경우에 따라 10일 정도 협의 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다.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의 경우 공청회 등 주민 의견 수렴 절차가 의무 사항이 아니다.

KEI 등에서 30일 정도의 검토 기간을 거쳐 큰 문제가 없으면 환경부가 ‘동의’를 해서 바로 협의 절차가 완료될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보완 의견을 제시하면, 환경부가 국방부에 보고서 보완을 요구하거나 ‘조건부 동의’를 하게 될 전망이다.
보완 요구가 있으면 보고서를 보완해 다시 제출해야 하므로 협의 절차가 몇 개월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사드 환경영향평가서에 전자파와 관련된 내용도 포함됐느냐는 질문에 정 환경청장은 “이번 환경영향평가서 자체가 3급 비밀이기 때문에 평가서의 구체적이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 유승광 국토한경평가과장은 이날 "일단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진행하겠지만, 국방부에서 공여 부지 전체(33만㎡를 초과하는 면적)에 대해 일반 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해 협의 요청이 들어오면, 적법한 절차에 따라 별도의 평가 협의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반 환경영향평가 보고서의 경우는 1년 4계절 전체에 걸쳐 현장 조사가 필요하고, 보고서 초안에 대한 주민 의견 수렴 절차도 필요하다.
이 때문에 본격적인 협의 절차를 시작하는 데에는 앞으로도 1년가량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