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롯데백화점 재개장 첫날 '빨간속옷' 1억원어치 대박난 사연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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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부산진구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이 리뉴얼 오픈을 기념해 마련한 빨간 속옷 판매 행사장에서 손님들이 속옷을 고르고 있다. 송봉근 기자

26일 오전 부산진구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이 리뉴얼 오픈을 기념해 마련한 빨간 속옷 판매 행사장에서 손님들이 속옷을 고르고 있다. 송봉근 기자

25일 오전 10시 30분 부산 서면에 있는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 특별판매 행사장. 매장 문을 열자마자 많은 여성이 몰려들었다. 판매대 주위는 금세 발 디딜 틈 없이 북적거렸다. 이날 판매된 물품은 남녀용 빨간 속옷.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25~26일 1억8000만원어치 판매 #"빨간속옷 사 옷장에 넣어두면 행운이 온다는 속설 때문" #일각에서는 "백화점 상술 아니겠느냐"는 지적도 있어 #

판매대엔 빨간 팬티와 브래지어 등이 가득했다. 가격은 1개에 5000원에서부터 3만원까지 다양했다. 손님들은 속옷 한두 가지씩을 골랐다. 물량이 많지 않던 여성용 팬티의 ‘100 사이즈’ 등은 순식간에 동이 나기도 했다. “양산에서 왔다”는 한 주부는 “예전에도 빨간 속옷을 사려고 했지만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사지 못한 적 있다”며 “오늘은 오픈하자마자 왔다”고 말했다.

26일 오전 부산진구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이 리뉴얼 오픈을 기념해 마련한 빨간 속옷 판매 행사장에서 손님들이 속옷을 고르고 있다. 송봉근 기자

26일 오전 부산진구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이 리뉴얼 오픈을 기념해 마련한 빨간 속옷 판매 행사장에서 손님들이 속옷을 고르고 있다. 송봉근 기자

이날 행사는 롯데백화점 측이 매장·주차장 등을 확장한 뒤 백화점을 재개장한 것을 기념해 열었다. 평상시보다  60~70% 할인된 가격에 속옷을 판매했다. 25일 하루 판매된 속옷은 1억원 상당. 1인당 평균 1만5000원  정도 구매한 것을 고려하면 7000명가량이 다녀간 셈이다. 26일에는 조금 적은 8000만 원어치가 팔렸다.

백화점 측은 27일까지 사흘간 행사에 10억원 상당의 빨간 속옷을 준비했다. 판매하고 남은 속옷은 브랜드별  속옷 매장에서 계속 판매할 예정이다.

백화점 개장 때 빨간 속옷이 잘 팔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새로 개장하는 백화점 등 유통매장에서 빨간 속옷을 사서 옷장에 넣어두면 행운이 온다는 속설 때문이다. 2000년대 들어 많은 백화점이 개장할 때마다 빨간 속옷을 판매했다. 실제 2009년 부산 중구의 롯데백화점 광복점 개장 때는 일주일간 17억 원어치가 팔리기도 했다.

26일 오전 부산진구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이 리뉴얼 오픈을 기념해 마련한 빨간 속옷 판매 행사장에서 손님들이 속옷을 고르고 있다. 송봉근 기자

26일 오전 부산진구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이 리뉴얼 오픈을 기념해 마련한 빨간 속옷 판매 행사장에서 손님들이 속옷을 고르고 있다. 송봉근 기자

정호경(45) 롯데백화점 홍보팀장은 “백화점 오픈 때 빨간 속옷을 판매해보면 부산·경남 일대에서 수도권보다 2~3배 많이 팔린다”며 “행운을 잡고 부자가 되고 싶다는 심리가 부산·경남이 더 강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회사원 송모(53)씨는 “빨간 속옷이 행운을 가져준다는 건 유통업체의 상술에서 시작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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