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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가 가봤습니다] "2020년, 한번 충전에 700㎞ 주행" 고효율 배터리 양산 체제 앞둔 SK이노베이션

중앙일보

입력

SK이노베이션 2공장 증설 현장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2공장 증설 현장 [SK이노베이션]

충남 서산의 서산오토밸리. 현대위아·현대파텍스 등 자동차 부품 회사들이 몰려있는 이곳에 십여 개의 타워크레인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2공장 건설현장. 지난 25일 섭씨 35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도 건설 근로자들은 길이 336m, 폭 80m 규모의 대형 공장을 짓는 데 여념이 없었다. 내년 3월이 완공 목표다. 이 공장이 완성되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생산 능력은 1.1기가와트시(GWh)에서 3.9GWh로 4배 가까이 늘어난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전기차(EV) 생산과 유럽의 수요 증가에 대응하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은 선 수주, 후 투자를 통해 이미 2023년까지 생산 물량을 확보해둔 상태다.

내년 3월 충남 서산에 2공장 완공…생산능력 3.9GWh로 늘어 #선수주·후투자 통해 2023년 일감까지 확보 #배터리 용량 극대화 목표…파나소닉보다 가볍고 작아 #니켈·코발트 등 2차 전지 소재 가격 급등은 걸림돌

“모든 자동차가 우리 밧데리로 달리는 그 날까지, 휘발유를 대체하는 그 순간까지 계속 달립니다.” 배터리 기술로 자동차 산업에 변화를 불러일으키자는 최태원 SK 회장의 글귀가 1공장 3층에 액자로 걸려있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의 목표이기도 하다.

SK이노베이션 1공장 생산라인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1공장 생산라인 [SK이노베이션]

현재 SK이노베이션의 가장 큰 과제는 배터리 저장용량을 늘리는 일이다. 내연기관 자동차 기술의 심장은 엔진이다. 전기자동차 기술의 핵심은 배터리다. 전력을 안정적으로 얼마나 오랜 시간 공급하느냐가 전기차의 성패를 좌우한다. 배터리 용량과 효율은 전극 공정에서 결정된다. 전극 공정이란 니켈과 코발트 등을 섞은 뒤 젤리 형태의 전해질을 만들어 이를 양극과 음극 따라 롤 형태의 금속 포일에 얇게 바르는 과정이다. 비닐에 붙어있는 슬라이스 치즈와 비슷한 모양이다. 젤리를 만들 때 넣는 분말의 조합 등에 따라 배터리 용량과 효율이 달라진다.

이를 손바닥만 한 크기로 잘라 건조한 뒤 충전할 수 있는 탭을 용접해 파우치에 넣으면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리튬이온 전지가 된다. 기아자동차 쏘울 EV의 경우 이런 리튬이온 전지 200개가 들어간다. 쏘울 EV는 한 180㎞를 주행할 수 있다. 무게는 150~200㎏. 테슬라에 쓰는 파나소닉의 원통형 배터리와 용량은 비슷하지만, 가볍고 부피도 작아 차량에 적재하기 쉽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일반적으로 300㎞를 주행할 수 있는 배터리 용량을 2018년 500㎞, 2020년 700㎞까지 향상시킨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2차전지 가격이 날이 갈수록 하락하는 가운데 배터리 효율까지 개선되면 최 회장의 말처럼 자동차 패권이 휘발유에서 전기로 일순간에 넘어갈 수 있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는 지난해 25GWh에서 2020년 110GWh, 2025년 350~1000GWh로 성장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 1공장 라인 모습.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1공장 라인 모습. [SK이노베이션]

문제는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2차전지 가격 상승이다. 2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코발트와 망간은 수요 증가와 주요 생산국들의 정치 불안으로 가격이 연초대비 90% 이상 올랐다.

김태현 배터리 생산·지원팀 팀장은 “현재 모든 배터리 업체들이 가장 우려하는 점은 소재 가격 상승”이라며 “최대한 많은 공급처를 확보하고 있지만, 원가 상승을 억누르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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