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중국 대사 “사드배치가 분명 한중 상호신뢰 장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가 분명 양국 관계 상호신뢰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

보복조치 지적에 “정치적 기반 있어야 국가 간 교류협력 정상화 가능” #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양국 관계 정상화 회복 조짐” #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가 22일 제주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2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특별강연에서 사드 문제로 인한 한ㆍ중 관계의 조속한 회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2일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한중 관계 개선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는 추궈훙 주한 중국 대사. [연합뉴스]

22일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한중 관계 개선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는 추궈훙 주한 중국 대사. [연합뉴스]

그는  “지난해 사드 문제로 인해 양국 관계가 큰 곡절을 겪는 데 대해 대사로서 안타깝다”면서 “사드가 분명히 중ㆍ한 관계에 큰 영향을 미쳤고, 지금도 양국 관계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최근 한국 기업에 대한 보복성 규제를 강화하고 중국 관광객의 한국 방문도 제한하는 조치를 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한국의 책임이 있다는 입장을 분명해 했다. 그는 “사드는 전략적인 문제 양국 상호신뢰에 심각한 충격을 주고 있다”며 “한국의 많은 분들이 ‘중국이 한국에 보복조치를 하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국가 간 교류 협력은 정치적 기반이 필요한 것이고 이를 조속하게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추 대사는 문재인 정부 들어 양국 관계가 정상적으로 회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문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양국 관계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양국이 정상적인 발전 관계로 돌아갈 수 있는 중요한 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기차 속도는 기관사에 달려있다’는 중국 속담을 인용한 뒤 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과 전화통화 등을 언급하면서 “양국 최고 지도자의 생각은 양국 관계에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미군이 지난 4일 오후 경북 성주골프장에 배치된 사드 발사대를 하늘로 향해 배치(사진 위)했다가 발사대를 다시 접은 장면(사진 아래). [연합뉴스]

미군이 지난 4일 오후 경북 성주골프장에 배치된 사드 발사대를 하늘로 향해 배치(사진 위)했다가 발사대를 다시 접은 장면(사진 아래). [연합뉴스]

추 대사는 “양국 관계 발전의 과제가 막중하고 갈 길도 멀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라며 “그 초심은 양국 국민의 바람과 요구에 순응하고 평화공조 원칙을 바탕으로 우호 협력을 다지는 것, 한반도의 평화와 장기적 안정을 함께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핵ㆍ미사일 개발과 관련해서는 “우리는 이를 ‘레드라인’으로 부르면서 단호히 반대한다”면서도 “제재는 수단일 뿐이고 최종적인 해결 방법은 협상과 대화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