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녹아내린 핵연료 6년만에 촬영

중앙일보

입력

2011년 폭발사고가 났던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에서 녹아내린 핵연료로 추정되는 물체가 처음으로 촬영됐다.

로봇 이용, 제1원전 3호기 원자로 내부서 고드름 모양 잔해 영상에 담아 # 40년 정도 걸릴 잔해 처리 첫 걸음으로 평가 #

22일 NHK, 아사히 신문 등에 따르면 원전 운영자인 도쿄(東京)전력은 전날 후쿠시마 제1원전 3호기의 원자로 내부에서 실시한 로봇 조사에서 사고 때 녹아내린 핵연료일 가능성이 높은 물체의 촬영에 성공했다. 원자로 내부 오염수에 ‘수중 로봇’을 투입했는데 바위처럼 보이는 퇴적물 덩어리가 촬영했다. 검은색, 오렌지색으로 보이는 덩어리가 원자로 장치에 붙어 있거나 고드름처럼 늘어져 있는 모습도 찍혔다.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전 3호기의 원자로 내부에서 실시한 로봇 조사에서 사고 때 녹아내린 핵연료일 가능성이 높은 물체의 촬영에 성공했다. [NHK 캡쳐=연합뉴스]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전 3호기의 원자로 내부에서 실시한 로봇 조사에서 사고 때 녹아내린 핵연료일 가능성이 높은 물체의 촬영에 성공했다. [NHK 캡쳐=연합뉴스]

일본 언론들은 이 잔해의 상황을 확인하는 것이 앞으로 40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후쿠시마 제1원전의 폐쇄와 처리에 중요한 첫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도쿄전력이 다양한 형태의 로봇을 원자로에 투입했지만 잔해의 촬영을 하지는 못했다. 조차 성공하지 못했다. 일본 도시바와 국제원전해체연구소(IRID) 연구진은 ‘전갈형’ㆍ‘빙어(氷魚)형’ 로봇을 만들어 원자로 내부촬영을 시도했었다. 하지만 높은 방사선량과 내부 훼손으로 촬영은 물론 접근조차 쉽지 않았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앞으로 추가 촬영을 통해 잔해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동안 실패했던 1호기와 2호기의 잔해 상황도 파악해야 한다. 이를 기초로 원전 내부 오염수를 어떻게 처리할지도 정하고, 원자로 내 사용후 연료봉과 미사용 연료봉도 빼내는 작업도 필요하다.

사고 당시 후쿠시마 원전 폭발 장면.

사고 당시 후쿠시마 원전 폭발 장면.

한편 가와무라 다카시(川村隆) 도쿄전력 회장은 최근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오염수의 해양 배출을 기정사실화하는 발언을 했다고 철회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3일 기자들에게 오염수 해양 배출에 대해 “이미 판단은 끝났다”며 오염수를 방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약 78만t의 오염수가 탱크에 보관 중이다. 하지만 후쿠시마 지역 어민들의 반발이 심해지자 그는 “회사로서도, 개인적으로도 해양 방출을 판단(결정)한 사실이 없다”며 관련 발언을 부인했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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