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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나려는 걸 참았습니다" …국내 첫 팔이식 손진욱씨, 프로야구 시구

중앙일보

입력

"(팔 이식 수술을 한) 제가 시구를 하는 날이 오다니 너무 기쁩니다."

국내 최초로 팔 이식 수술을 받은 손진욱(36)씨가 2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LG트윈스의 경기에서 시구자로 마운드에 올라 수술 받은 왼쪽 팔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국내 최초로 팔 이식 수술을 받은 손진욱(36)씨가 2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LG트윈스의 경기에서 시구자로 마운드에 올라 수술 받은 왼쪽 팔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국내 최초로 팔 이식수술을 받은 손진욱(36)씨가 2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 경기에서 시구에 성공했다.

지난 2월 팔 이식받은 손진욱씨 #2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서 시구 #성공 후엔 두 팔 벌려 활짝 웃어 #"팔 이식 하려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

이날 시구를 마친 후 손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눈물이 나려는 걸 억지로 참았다"며 "앞으로 팔 이식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제가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씨는 2년 전 일하던 공장에서 불의의 사고로 왼쪽 팔을 잃었다. 왼쪽 팔을 잃기 전까지 회사 야구 동호회에서 활동할 정도로 야구를 좋아했다. 손씨는 사고 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했다. 그러던 중 지난 2월 영남대병원에서 대구W병원 우상현 병원장의 집도 아래 약 10시간 동안 팔 이식 수술을 받았다. 국내 최초이자 아시아에서 두번째였다.  W병원·영남대 병원 의료진 30여 명이 힘을 합친 수술 이었다. 현재 그는 운전·빨래 등 기본적인 움직임이 가능하다.

2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 국내 첫 팔 이식 환자인 손진욱(36)씨가 시구를 마치고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 국내 첫 팔 이식 환자인 손진욱(36)씨가 시구를 마치고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손씨는 경기가 열리기 전에 야구장에 도착했다. 시구 연습을 하기 위해서였다. 경기 전 전광판에는 그가 왼쪽 팔을 이식수술 받은 과정이 소개됐다. 뒤이어 손씨가 등장하자, 관중들은 그가 과연 제대로 공을 던질 수 있을지 숨을 죽인 채 지켜봤다.

손씨는 투수 마운드와 타석 사이 중간쯤인 10m 지점에서 와인드업을 한 후 포수를 향해 공을 던졌다. 공이 포수 미트에 박히자 관중들 사이에서 환호성이 터졌고, 손씨는 두 팔을 들어 환하게 웃어 보였다.

이날 손씨의 시구를 보기 위해 그의 팔 이식수술을 집도한 우상현 W병원 병원장 등 관계자 200여명이 삼성라이온즈파크를 찾았다.

한편 손씨는 당분간 W병원에서 통원치료를 받을 계획이다. W병원 측은 "손씨의 상태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일상생활도 큰 무리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손씨는 대구시의 도움으로 지난 6월 시 산하 기관인 대구의료관광진흥원에서 일하고 있다. 팔 이식 수술 등 대구의 발전된 의료 기술을 홍보하는 것이 주된 업무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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