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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브라질 양국 네티즌 '전쟁'으로 번진 KARD 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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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D 인스타그램(왼쪽)

KARD 인스타그램(왼쪽)

국내 가수가 브라질 방송서 인종차별을 당한 것에 함께 분노하던 네티즌들을 향한 브라질 네티즌들의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지난 15일, 브라질 버라이어티 쇼 ‘Truma Do Vovo Raul'에 출연한 혼성그룹 KARD는 진행자 라울 길(Raul Gil)로부터 “이 중 서로 사귀는 사이인 멤버가 있냐”는 질문을 들었다. 멤버들이 당황한 기색을 드러내며 “전혀 없다”고 하자 “연인이 있는 멤버가 있냐”고 질문했다. 멤버들은 이전 질문과 마찬가지로 “없다”고 대답했고 관객석에선 환호가 나왔다.

[사진 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 유튜브 영상 캡처]

이를 들은 라울은 관객들을 향해 “당신들이 KARD 멤버들과 결혼할 것이냐”고 너스레를 떨며 양 눈을 손으로 추어올리고는 “(결혼한다면) 당신들의 눈도 가늘어질 것”이라며 인종 차별 의도가 적나라한 발언을 했다.

[사진 KARD 인스타그램]

[사진 KARD 인스타그램]

이날 KARD와 함께한 통역사는 논란의 소지가 다분한 라울의 말을 멤버들에게 따로 전하지 않았다. 하지만 방송을 본 팬들 사이에서 라울을 향한 비난이 쏟아지며 각종 언론에서 보도되는 등 주목을 받게 된다.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발생한 건 온라인 매체 ‘네티즌버즈’가 해당 사건을 보도하면서부터다. 네티즌버즈는 한국 연예계 소식이 담긴 국내 언론 보도 링크와 함께 기사에 달린 네티즌들의 댓글을 선별해 게시한다. 해외 K-POP 팬들이 국내 반응을 확인할 때 주로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 '네티즌버즈' 기사 내용 캡처]

[사진 '네티즌버즈' 기사 내용 캡처]

19일(현지시각) 네티즌버즈는 포털사이트 네이트에 올라온 YTN의 KARD 인종차별과 관련된 기사를 게재했다. 이어 많은 추천 수로 ‘베플(베스트 리플’이 된 댓글 3개를 포함해 브라질에 대한 비난이 담긴 글까지 영어로 번역해 보도했다.

기사엔 한국 네티즌들이 "우리보다 못 사는 나라 놈들이 왜 우리를 비하하냐" "미개한 나라" "치안이 형편없고 지능이 낮은 나라"라고 쓰는 등 비난 댓글이 봇물을 이뤘다.

네이트에 올라온 KARD 인종차별 기사에 달린 외국인들의 댓글. [사진 네이트 기사 댓글 캡처]

네이트에 올라온 KARD 인종차별 기사에 달린 외국인들의 댓글. [사진 네이트 기사 댓글 캡처]

특히 브라질을 ‘후진국’, ‘제3세계’ '거지'라고 표현한 것에 분노한 브라질 네티즌들은 네티즌버즈는 물론 국내 포털 사이트까지 점령해 댓글을 달고 있다. 일부는 어색하지만 한국어로 번역한 글을 올리는 정성까지 보였다.

일부 브라질인들은 "수입한 닭고기와 오렌지를 다 내놔라" "한국은 비정상적인 교육열때문에 학생들이 자살하는 것으로 유명한 이상한 나라" 등의 비난 댓글을 달기도 했다.

'네티즌버즈' 댓글 캡처 [사진 '네티즌버즈' 기사 댓글 캡처]

'네티즌버즈' 댓글 캡처 [사진 '네티즌버즈' 기사 댓글 캡처]

하지만 "70대가 넘은 한 브라질인의 인종차별 때문에 브라질인 전체를 매도하는 건 지나치다"며 한국인을 이해시키려는 노력을 보이는 네티즌도 많았다.

네티즌버즈에서 달린 790개의 댓글 중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글은 “진행자가 무지하고 인종차별을 하는 늙은 남자인 것은 맞지만 ‘제3세계 국가’, ‘후진국’이라고 적은 (한국의) 댓글들도 좋아 보이진 않는다. 오히려 더 불쌍해 보일 뿐이다. 그러나 댓글을 단 소수 때문에 한국인 전체를 인종차별주의자로 매도하진 않겠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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