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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석씨 살인 용의자 무죄 평결

미주중앙

입력

한기석씨를 전철역 플랫폼에서 떠밀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던 나임 데이비스가 17일 무죄 평결을 받고 풀려났다. 사진은 2012년 12월5일 법정에 출두한 데이비스. [AP]

한기석씨를 전철역 플랫폼에서 떠밀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던 나임 데이비스가 17일 무죄 평결을 받고 풀려났다. 사진은 2012년 12월5일 법정에 출두한 데이비스. [AP]

지난 2012년 맨해튼 전철역 플랫폼에서 한기석(당시 59세)씨를 선로로 밀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던 나임 데이비스(34)가 무죄 평결을 받고 풀려났다.

2012년 전철 선로에 밀어 숨지게 한 혐의
재판 과정서 지속적으로 정당 방위 주장
배심원단 "유죄 증거 부족"…검찰 항소 못해

17일 뉴욕주법원 맨해튼지법에서 진행된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데이비스에게 적용된 살인·과실치사·형사상살인방조 등 3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 평결을 내렸다. 배심원단의 평결이 나온 직후 마크 드와이어 판사는 석방 명령을 내렸고 데이비스는 사건 발생 5년여 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데이비스 측 변론을 맡은 국선변호인그룹 ‘리걸에이드소사이어티(Legal Aid Society)’는 지난 11일부터 진행된 대배심 심리에서 지속적으로 정당방위를 주장해왔다. 한씨가 당시 취해 있었고, 데이비스를 플랫폼까지 따라와 지속적으로 괴롭혔다는 주장이다. 데이비스는 재판 과정에서 한씨가 자신을 위협했다고 주장했었다. 특히 변호인 측이 제출한 증거 자료 중 데이비스가 ‘나를 건드리지 말고 내버려 두라’고 소리치는 녹취 파일 등이 배심원단의 무죄 평결에 결정적인 증거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걸에이드소사이어티의 스티븐 포카트 변호사는 최종 변론에서 “한씨의 체구는 데이비스에 비해 작지만 그가 한 행동은 데이비스로 하여금 위태로움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생명에 위협을 느꼈으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그러한 행동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한씨는 데이비스를 건드리거나 위협이 될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며 “데이비스가 과잉 반응을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배심원단은 나흘간 진행된 심리 끝에 변호인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배심원 대표인 그레첸 파일은 “데이비스가 유죄라고 볼 만한 증거가 부족했다. 데이비스의 행동이 정의에 어긋나는 행동이었다는 것을 검찰이 충분히 증명하지 못했다. 우리는 심리를 지켜보면서 의견을 좁혀 나갔다. 종신형을 선고받을 만한 죄를 지었다는 충분한 증거를 찾아볼 수 없었다”며 무죄 평결의 이유를 밝혔다.

데이비스는 무죄 평결이 나온 후 뉴욕포스트 등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앞서 말했듯이 나는 한씨의 부인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녀가 남편을 잃게 된 것은 매우 미안한 일이다. 그러나 내가 그렇게 만든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배심원단이 내게 무죄 평결을 내릴 것으로 예상했었다. 나의 무죄를 인정해 준 배심원단에게 감사한다"고 했다.

한씨의 유가족 측은 가족의 불행을 또 다시 되새기고 싶지 않다며 이번 평결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편 미국 형사 사건에서 배심원단의 평결은 최종적인 것으로, 검찰은 항소할 수 없다.

최수진 기자 choi.soojin1@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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