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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장의 노래 흥얼거리게 되는 일본 홋카이도 오비히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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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말 골퍼들에게 한여름의 폭염은 힘겹다. 손꼽아 기다리던 주말 라운딩이었건만 18홀을 떠날 때면 ‘괜히 필드에 나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탈진 상태가 된다. 귀갓길 운전에서는 자동차 에어컨으로도 식지 않는 열감이 남는다.

일본 최대 목장 나이타이 젖소 목장 #한국보다 시원한 여름에 즐기는 노천 온천 #삼나무숲이 품은 카미시호로CC #카트로 페이웨이 달리는 시라카바CC #라운딩 뒤 온천, 삿뽀로 클래식 여유 #북국의 대자연과 일본 소도시의 여유 만끽

여름 골프의 딜레마를 느껴 본 ‘아재 골퍼’라면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골프 투어는 귀가 솔깃해지는 유혹이다. 한국보다 덥지 않은 여름의 골프장, 산들바람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노천 온천, 온천 뒤 마시는 홋카이도 특산 삿뽀로 클래식 맥주의 풍미, 최상급 와규를 1인분에 1만원 이하에 즐기는 식도락까지….

최근엔 홋카이도 오비히로(帶廣)시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비'라는 발음이 골퍼들이 싫어하는 O.B.(Out of Bounds)를 연상시키지만 태고의 초록을 품은 침엽수림, 인구 16만 명의 선진국 소도시의 여유는 아재들의 ‘힐링’에 안성맞춤이다.

오비히로시는 홋카이도 남동쪽에 위치한 도시다. 낙농·축산업으로 유명하며 침엽수림과 드넓은 도카치 평야 등 가슴이 탁 트이는 상쾌함을 느낄 수 있다.

북위 42도가 넘어서 오전 4시면 날이 환하게 밝는 점도 이국적이다. 위도상으로는 북한의 나진시와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톡 사이 정도에 위치해 있다.

삼나무 숲 속의 해방감

오비히로시의 골프장 중 카미시호로 골프장은 모든 홀을 둘러싸고 있는 길쭉길쭉한 삼나무숲이 일품이다. 일본의 프린스 호텔 그룹에서 운영 중이다.

카미시호로 클럽하우스 입구.

카미시호로 클럽하우스 입구.

고원에 위치해 있지만 삼나무가 골프장을 품고 있어서 아늑한 느낌이다. 인근에 일본 최대의 나이타이 목장이 있다. 클럽하우스 정면에도도 젖소 그림이 심볼로 그려져 있다.

카미시호로 골프장은 두 개의 코스(챔피언, 마스터스) 36홀을 갖추고 있다. 챔피언 코스는 거리가 길고 침엽수림이 좋아서 어느 정도의 파워가 필요하다. 마스터스 코스는 고원 지형을 그대로 살려서 전략성이 요구된다.

길쭉한 삼나무들이 페어웨이를 품은 카미시호로 골프장.

길쭉한 삼나무들이 페어웨이를 품은 카미시호로 골프장.

OB는 거의 없지만 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나무 숲 사이를 탈출해야 하는 트러블 샷을 성공시켜야 한다.

일본 골프장에서 눈에 띄는 것은 여유롭게 골프를 즐기는 시니어들이다. 장수의 나라답게 골프백을 싣고 카트를 관리하는 직원들도 60,70대 어르신들이 많다.

영어를 쓰지 않고도 말이 통할 정도의 친절함이 몸에 벤 전형적인 일본 어르신들이다. 그들의 미소에 자연스레 마음이 여유롭고 푸근해진다.

캐디 없이 카트를 직접 몰고 라운딩을 하는 점도 색다른 해방감(?)을 준다. 티샷을 한 뒤 삼나무 숲을 따라 난 카트길에서 페어웨이로 진입할 때 '일탈'의 쾌감이 있다. 그린 직전까지 카트를 몰고 골프공을 찾아다닐 수 있다. 한국의 규격화 된 '바쁜' 라운딩에서 벗어난 자유가 온 몸을 감싼다.

카미시호로 골프장은 2인승,4인승 카트로 페어웨이에 진입할 수 있다.

카미시호로 골프장은 2인승,4인승 카트로 페어웨이에 진입할 수 있다.

군더더기 없는 소박함의 여유

시라카바 골프장은 북쪽으로는 설산, 서쪽으로는 히다카 산맥 자락과 도카치 평야를 앞에 두고 있다. 역시 36홀을 보유하고 있는 골프장이다. 사쿠라 코스는 지형을 잘 살려 시원한 샷을 즐기기에 좋고 업다운이 적은 평면적인 코스이다. 시라카바 코스는 히다카 산맥의 지형을 살린 변화무쌍한 코스다. 같은 골프장이지만 색다른 매력을 즐길 수 있다. 페어웨이 카트 진입이 가능하다.

시라카바 골프장.

시라카바 골프장.

지난 10일 시라카바 골프장 식당에서는 50~70대로 보이는 시니어들의 골프 행사가 열렸다. 행사를 마치고 소박한 시상식을 하는 30여 명의 아마추어 골퍼들은 차분하고 정겹게 골프를 즐겼다. 주변 사람들에게 전혀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인생의 황혼기를 즐기는 전형적인 일본 소시민들을 모습이었다.

목장의 아이스크림과 온천

골프 라운딩 이후 꼭 들러볼 만한 곳은 나이타이 젖소 목장이다. 오비히로에서 가장 시원한 곳이라는 명성은 도착하자마자 확인할 수 있다.

나이타이 고원.

나이타이 고원.

최근 홋카이도에도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나곤 하지만 나이타이 목장의 장관 앞에서는 더위를 잊게 된다. 자연스레 '목장의 노래'가 흥얼거려지는 상쾌함이다.

나이타이 젖소 목장의 휴게소. 아이스크림이 유명하다.

나이타이 젖소 목장의 휴게소. 아이스크림이 유명하다.

해발 800m의 고원에는 눈 앞에 약 1700ha의 목장이 펼쳐져 있고, 저 멀리 도카치 평야가 보인다. 초록빛 바다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나이타이 고원 목장.

나이타이 고원 목장.

일본 최대의 목장 답게 신선한 우유로 만든 아이스크림이 유명하다. 조그만 기념품점에서 젖소 모양 열쇠고리 등 기념품을 살 수 있다.

나이타이 고원 목장의 젖소들.

나이타이 고원 목장의 젖소들.

일본 여행의 백미인 온천을 라운딩 직후에 즐기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도카치가와 온천은 도카치 지역의 활성화를 위해서 지역과 온천 호텔에서 투자한 곳이다.

도카치가와 온천의 노천탕.

도카치가와 온천의 노천탕.

홋카이도 최고의 온천수를 자랑하는 사사이 호텔의 온천수를 공급 받는다고 한다. 온천수는 광물천이 아닌 식물퇴적층 성분으로 매끈매끈하다. 별도의 온천복을 입고 남녀, 가족 등이 함께 노천 온천을 즐길 수 있다.

사쯔나이가든 온천은 고풍스런 건물을 연못이 둘러싸고 있어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긴다. 온천 뒤 다다미방으로 꾸며진 휴게실에서 정원을 바라보며  일본식 휴식을 즐길 수 있다.

한적한 도심 속 포장마차 거리

오비히로 시내 호텔 주변은 삿포로처럼 화려하지는 않다. 오비히로의 명물인 깔끔한 포장 마차 거리는 맥주 한 잔에 담소를 나누기 좋은 곳이다.

홋카이도의 맛과 풍류를 느낄 수 있는 오비히로시 포장마차 골목.

홋카이도의 맛과 풍류를 느낄 수 있는 오비히로시 포장마차 골목.

이자카야와 생선구이, 닭 요리점, 이탈리안 요리점, 소바 라멘집 등 일본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오비히로 그랜드호텔의 박재상 총지배인은 “오비히로시는 마을의 대형 사건이 반려견 실종일 정도로 평화로운 곳이다. 낙농제품, 와규 등의 음식도 싸고 맛있다. 그만큼 차분하고 안전한 일본 소도시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골프와 자연을 좋아하는 한국 분들에게 여유와 힐링의 시간을 갖게 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천 공항에서 신치토세 공항까지 2시간 40분이 걸린다. 신치토세 공항에서 오비히로까지는 차로 약 2시간이 걸린다. 일본 전문 여행사인 제이홀리데이에서는 109만원부터 일본 골프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부산ㆍ대구 등의 지방에서도 출발이 가능하다. 문의 = ㈜제이홀리데이(02-6349-4949) www.jholiday.kr

취재협력 : 일본정부관광국(JN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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