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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카톡에서 지워진 류샤오보 추모글,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3일 중국의 민주화 운동가 류샤오보가 숨을 거둔 이후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과 트위터격인 웨이보에 올라왔던 수많은 추도글들이 삭제됐다고 일본의 아사히 신문이 베이징발로 15일 보도했다.

사망한 13일 밤 거센 비에 "하늘도 노했다"글 올라와 #아사히"당국이 류샤오보와 부인 이름 검색 안되게 조치"

아사히는 "1989년 천안문 사건을 아는 활동가나 변호사,학자들 뿐만아니라 사건을 모르는 젊은 세대의 투고들도 눈에 띄게 많았다"며 "특히 류샤오보가 숨진 13일 밤 베이징에 거센 비가 내리고 천둥이 친 데 빗대 '하늘도 국민도 노여워했다'는 글들이 많이 올라왔다"고 전했다.

류샤오보가 숨을 거두기 전인 지난 1일 홍콩 시민 수만 명이 홍콩 섬에서 열린 민주화 촉구를 위한 '7·1대행진'에 참가해 류샤오보 석방 등을 중국 당국에 촉구했다. [연합뉴스]

류샤오보가 숨을 거두기 전인 지난 1일 홍콩 시민 수만 명이 홍콩 섬에서 열린 민주화 촉구를 위한 '7·1대행진'에 참가해 류샤오보 석방 등을 중국 당국에 촉구했다. [연합뉴스]

하지만 아사히에 따르면 이후 류샤오보의 이름을 거론한 글이나 그의 사진들이 삭제되기 시작했다.
그러자 네티즌들은 류샤오보를 추도하는 의미로 촛불 사진이나 '촛불'이란 단어를 올렸고, 류샤오보의 생일·사망일과 관련된 숫자나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때 그가 출석하지 않아 비어있던 의자의 사진을 올렸다.
결국 당국은 류샤오보와 부인 류샤의 이름이나 이니셜뿐만 아니라 '촛불'사진이나 단어조차 검색이 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했다고 아사히는 보도했다.

아사히는 당국의 이같은 조치들에 대해 중국 언론의 기자들도 "왜 우리들은 이런 봉건적인 유물을 조금도 바꾸려고 하지 않을까. 왜 우리는 입을 다물고 살아야 하느냐"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중국 당국의 정보 통제 등의 영향으로 중국 인구 13억명중 활동가나 지식인, 미디어 관계자들을 제외하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류샤오보의 존재조차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라고 한다.

류샤오보가 숨을 거둔 13일부터 14일까지 홍콩에선 중국정부에 대한 항의 시위가 이어졌지만,정작 중국 본토에선 류샤오보를 지원하는 몇 사람이 선양의 병원을 찾아갔다가 구속된 일외엔 별다른 항의 움직임이 없었던 것도 중국 당국의 정보 통제의 영향이라고 아사히는 분석했다.

서승욱 기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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