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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좀 놔둬라" 고민정 靑 부대변인 남편이 태양의 '나만 바라봐'를 언급한 이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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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왼쪽) 청와대 부대변인과 남편 조기영 시인. [사진 네이버 블로그]

고민정(왼쪽) 청와대 부대변인과 남편 조기영 시인. [사진 네이버 블로그]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의 남편 조기영 시인이 여성 비하와 왜곡된 성 의식으로 논란을 빚은 탁현민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3급)을 옹호하는 글을 13일 블로그에 남겼다. 조 시인은 고 부대변인과 함께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이날 고 부대변인과 운영하는 블로그에 "이상한 아픔들을 발행하고 당신은 어디로 가시렵니까"라는 장문 글을 남겼다.

조 시인은 글 시작에서 탁 행정관을 처음 봤을 때를 떠올렸다. 고 부대변인이 2010년 작은 행사 사회를 보던 때였다고 한다. 조 시인은 "고 노무현 대통령의 추모 공연을 연출한 사람이 탁 행정관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막연히 50대인 줄 알았지 막내동생 같았던 그를 보고 당황했었다"고 회상했다. 조 시인은 그로부터 7년 후 탁 행정관을 다시 만나게 됐다. 그는 "아내의 문재인 캠프 참여라는 낯설고도 당황스러운 국면에서 그를 마주하게 됐다"며 "'언제 어디서든 결정을 번복해도 된다. 괜찮다'고 새겨주던 탁 행정관이 몰래 든든했다"고 말했다.

태양의 '나만 바라봐'. [사진 KBS 방송 캡처]

태양의 '나만 바라봐'. [사진 KBS 방송 캡처]

조 시인은 그룹 빅뱅 멤버 태양의 솔로곡 '나만 바라봐'를 언급했다. 그는 '내가 바람피워도 너는 바람피우지 말고, 내가 너를 잊어도 너는 나를 잊지 말고, 내가 다른 여자를 쳐다봐도 너는 나만 보라'는 가사를 담고 있는 '나만 바라봐'는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가사의 노래"라면서 "이런 가사 때문에 태양이 무대에서 서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없다. 비난조차 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에 의하면 모든 작품은 실행하지 않은 실제로서의 행위라는 존재론적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태양은 비난을 받지 않았다. 조 시인은 "'나만 바라봐'에 보이는 삐딱한 마음은 실제하지 않는 가상의 현실이니 가수, 작사·작곡자는 이기적이라고 바람둥이라고 비난받거나 처벌받지 않는다"며 "책도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012년 4월 총선 당시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의 모습[연합뉴스]

지난 2012년 4월 총선 당시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의 모습[연합뉴스]

조 시인은 "문제가 된 책에 탁 행정관은 용감하게 성에 관한 것. 다시 말해 남자들이 좋아하는 이성 앞에서는 절대 하지 않는 얘기들을 기술해 놓은 모양이 남자들의 상상, 욕망, 취향, 성적 판타지 같은 것들을 직설적으로 써놓아 사람들을 불편하게 한 것이리라"면서 "본능과 욕망이라는 날것들을 남자들의 퇴행적 행동 양식에 슬쩍 얹어 놓은 것은 남성 중심적이라 비판받을 만하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여전히 우리가 주의해야 할 것은 어떤 작가가 생각하거나 직접 경험한 것들을 썼다 해도 그것을 현실에 존재했던 실제로 간주하면 곤란하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탁 행정관의 책들을 독서 후기로 쓴다면 '으이구~'라는 세 글자로 쓰겠다"며 "표현의 자유 하에서는 언제 어디서든 막돼먹은 자식들이 태어나곤 한다. 자식들이 마음먹은 대로 다 잘되지는 않듯 표현의 자유 아래에서도 맘대로 안 되는 자식들이 태어나는 것"이라고 적었다.

조 시인은 "탁 행정관의 책이 유별나게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그가 대통령의 측근이기 때문이라는 이유 외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또, 탁 행정관이 그동안 문재인 정부에서 맡은 5.18기념 행사, 현충일 추념식 등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탁 행정관의 상상력이 가미된 행사를 한번 보고싶다"며 "이제 그 정도 우려먹었으면 되지 않았는가. 우리는 대통령의 품격을 탁월하게 빚어내는 탁현민의 연출을 보고 싶다.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탁현민을 좀 놔 둬라. 제발"이라고 장문의 글을 마무리했다.

앞서 탁 행정관은 자신의 저서 『남자 마음 설명서』, 『말할수록 자유로워진다』, 『탁현민의 멘션s』등에서 여성을 성적으로 도구화하는 표현이 드러나 사퇴 논란이 불거졌다. 탁 행정관은 13일 경향신문을 통해 "저를 향한 비판들 하나하나 엄중하게 받고 깊이 성찰하고 있다.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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