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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병풍 확대하니 낙타가 보이네

중앙일보

입력

11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막한 '구글과 함께하는 반짝박물관'을 방문한 어린이들이 가상현실(VR)을 통해 문화유산, 예술 작품 등을 체험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막한 '구글과 함께하는 반짝박물관'을 방문한 어린이들이 가상현실(VR)을 통해 문화유산, 예술 작품 등을 체험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18세기 조선시대 ‘태평성시도’는 북적북적하다. 2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당대 지식인이 꿈꾸는 이상적인 사회를 8폭 병풍에 담았다. 개별 작품의 크기는 113.6×49.1㎝. 가로로 연결하면 4m 가까이 된다. 워낙 다양한 사람과 물품이 그려진 만큼 병풍 구석구석을 감상하는 것도 만만찮은 일이다.

국립중앙박물관 '반짝박물관' 개막 #구글과 함께 디지털 예술 선보여 #어린이들이 가상공간 체험할 기회

초고화질 아트 카메라도 재연한 조선시대 '태평성시도'. 8폭 병풍으로 구성됐다.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초고화질 아트 카메라도 재연한 조선시대 '태평성시도'. 8폭 병풍으로 구성됐다.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구글이 ‘태평성시도’를 미술품 전용 아트 카메라로 담았다. 기가(1기가=1024메가) 픽셀 고화질로 촬영하니 시장 풍경이 상세하게 드러난다. 우리나라에 없는 낙타와 코끼리도 볼 수 있다. 상업·수공업·건설·농경·군사 등 당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그림을 그린 비단 직물의 격자 모양까지 나타난다.

 ‘태평성시도’뿐만이 아니다. 빈 센트 반 고흐의 명작 ‘별이 빛나는 밤’ 일부를 3D로 재연한 작품도 있다. 가상현실(VR) 체험 장비인 ‘바이브(vive)’를 착용하니 마치 그림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느낌이다. 전후좌우 360도 감상이 가능하다. 그림 속 마을이 바로 눈앞에 있는 듯하다.

 예술과 디지털 기술의 만남-.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박물관에서 11일 개막한 ‘구글과 함께하는 반짝박물관’(8월 27일까지) 풍경이다. 어린이 대상의 ‘작은, 그리고 이벤트성’ 기획이지만 예술 창작, 나아가 수용의 변화를 내다볼 수 있는 자리다. 박물관 측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처음 선보이는 오프라인 체험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유명 박물관을 다양한 각도에서 볼 수 있는 '뮤지엄 뷰' 코너. 사진은 경복궁 근정전 모습이다.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세계 유명 박물관을 다양한 각도에서 볼 수 있는 '뮤지엄 뷰' 코너. 사진은 경복궁 근정전 모습이다.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반짝박물관’에는 인공지능(AI) 기술(AI), 가상현실 360도 영상, 기가 픽셀 이미지를 활용한 한국 및 세계의 예술작품이 나왔다. 인도의 타지마할, 페루의 마추픽추, 한국의 근정전·남한산성 등을 실제 방문한 것처럼 감상할 수 있다. 프랑스 파리국립오페라 극장에 마르크 샤갈이 그린 초대형 천장화(크기 240㎡)도 손에 잡힐 듯하다.

 이번 전시 공간은 그리 넓지 않다. 구글이 개발한 디지털 미디어 기술을 오프라인에서 맛보는 수준이다. 관련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면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박물관 홈페이지에서 예약(선착순 마감)해야 한다. 한편 2011년 설립된 ‘구글 아트 앤 컬처’는 전세계 70개국, 1200여 기관과 협력해 600만여 점의 예술작품·사진·동영상 등을 온라인에 제공하고 있다.

 박정호 문화전문기자 jhlogo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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