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자식 때문에 '힘들다'면 잠깐 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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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저출산 극복을 위한 UCC 및 포스터 공모대회'의 포스터 부문 우수작. 아이 있는 가정의 행복과 즐거움을 산수 수식으로 표현했다. [사진 보건복지부]

'2017 저출산 극복을 위한 UCC 및 포스터 공모대회'의 포스터 부문 우수작. 아이 있는 가정의 행복과 즐거움을 산수 수식으로 표현했다. [사진 보건복지부]

신혼부부 임대주택 공급, 청년 취업 활성화, 난임 부부 지원…. 정부가 저출산 극복을 위해 추진하는 정책들이다. 저출산 해소를 위한 5년 단위의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도 어느덧 3차에 접어들었다.

복지부, 저출산 해소 UCC 등 수상작 발표 #가사·육아 분담, 출산 설렘 등 메시지 담아 #"아이가 아빠 마음껏 부르는 가정이 행복" #남녀 고정관념을 벗어나 '아빠 육아' 중요 #"어두웠던 삶에 한 줄기 빛"이 가족

하지만 기대처럼 현실이 개선되진 않는다. 출산율은 지난해 1.17명. 세계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40만6300명. 올해는 30만명대로 떨어질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혼인 건수도 최근 5년 새 4만8000건 줄었다. 결혼도 안 하고 아이 울음소리도 나지 않는다. '인구 절벽'에 접어든 셈이다.

'2017 저출산 극복을 위한 UCC 및 포스터 공모대회'의 포스터 우수작. 일과 가정의 균형이 가족의 행복과 저출산 해소로 이어질 거라는 소망을 담았다. [사진 보건복지부]

'2017 저출산 극복을 위한 UCC 및 포스터 공모대회'의 포스터 우수작. 일과 가정의 균형이 가족의 행복과 저출산 해소로 이어질 거라는 소망을 담았다. [사진 보건복지부]

또 다른 해법은 없을까. 보건복지부가 사용자 제작 콘텐트(UCC)와 포스터를 공모했다. 저출산이란 '난제'를 바라보는 일반 국민의 아이디어를 받았다. 지난 4~6월 공모에 UCC 75건, 포스터 556건이 몰렸다. 이 중 양성 평등한 가족 문화, 일·가정 양립, 결혼과 출산의 행복 등을 담은 수상작을 뽑았다. 11일 ‘인구의 날’ 시상식에서 최우수상 1팀, 우수상 2팀, 장려상 3팀이 상을 받는다.

이번에 선정된 UCC·포스터엔 저출산 극복 해법이 담겼다. 가사·육아 분담, 가족의 소중함, 새 가족에 대한 기다림과 설렘 등이 담겼다.

부부 육아와 일·가정 양립 

"행복이 찾아오는 소리를 들어보세요." UCC 최우수작엔 단지 두 단어만 반복된다. '엄마'와 '아빠'다. 아이가 있는 가정의 행복을 담았다.
일·가정 균형이 필수적이란 메시지다. 8살 딸을 둔 워킹맘의 이야기는 울림이 크다. 그녀는 시간도, 체력도 없다. 그에게 육아휴직이 보장된다면. 다자녀 출산에 따른 혜택이 주어진다면. 둘째를 낳을 수 있다는 소망을 전한다. 아이들에겐 아빠·엄마가 일하는 시간만큼 가족과 보낼 시간도 소중하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2017 저출산 극복을 위한 UCC 및 포스터 공모대회'의 포스터 부문 최우수작. 고정관념을 담은 '견출지'를 붙인 남성과 여성을 보여주면서 성평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사진 보건복지부]

'2017 저출산 극복을 위한 UCC 및 포스터 공모대회'의 포스터 부문 최우수작. 고정관념을 담은 '견출지'를 붙인 남성과 여성을 보여주면서 성평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사진 보건복지부]

"가족에게 역할을 붙이지 마세요." 성평등도 저출산 해소에 중요하다. 포스터 최우수작은 남성에겐 '한집안의 가장', '직장생활', '엄격한 아버지'란 딱지를 붙이고 여성은 '한집안의 주부', '육아', '가사', '현모양처'로만 보는 선입견을 없애자고 강조한다.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는 행복한 가정으로 이어지는 '평범한 진리'다. 빨래개기와 거실 청소, 아이 목욕시키기…. 아빠가 엄마의 몫을 하나씩 덜어가고 육아·가사를 함께 한다면 성평등과 저출산 해소는 함께 다가올 수 있다.

'2017 저출산 극복을 위한 UCC 및 포스터 공모대회'의 포스터 장려작. 아빠 육아, 가사의 부부 분담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사진 보건복지부]

'2017 저출산 극복을 위한 UCC 및 포스터 공모대회'의 포스터 장려작. 아빠 육아, 가사의 부부 분담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사진 보건복지부]

출산과 결혼의 행복 

부부 육아와 일·가정 균형 없인 결혼·출산도 힘들다. '우연이 스쳐간 자리에 왠지 모를 설렘이 남았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만남으로 결혼을 하고,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면서 만들어진 가족이 든든한 버팀목이라는 사실을 UCC 우수작이 보여준다.

 "가족, 어두웠던 삶에 한 줄기 빛이 되었던 좋은 단어죠." 아내와 아이를 보면 저절로 힘이 난다는 한 남성의 고백이다. 수영장과 노래방· 체육관…. 늘 반복되던 일상에 아내를 만나고 초음파 사진으로만 보던 아이의 실물을 곧 보게 될 또 다른 남성은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2017 저출산 극복을 위한 UCC 및 포스터 공모대회'의 포스터 장려작. [사진 보건복지부]

'2017 저출산 극복을 위한 UCC 및 포스터 공모대회'의 포스터 장려작. [사진 보건복지부]

 아이가 있는 집에선 보통 차량 뒤쪽에 "아이가 타고 있어요"라는 스티커를 붙인다. 그런데 "행복이 타고 있어요"라는 스티커를 붙이면 어떨까. '가족'이라는 이름에 있는 조그마한 빈 자리를 '아이'가 가득 채워준다는 의미다. 간난아이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엄마와 아빠,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큰 아이의 미소도 마찬가지다. '함께라서 더 행복한 세상'은 아이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세상이다.

'2017 저출산 극복을 위한 UCC 및 포스터 공모대회'의 포스터 장려작. [사진 보건복지부]

'2017 저출산 극복을 위한 UCC 및 포스터 공모대회'의 포스터 장려작. [사진 보건복지부]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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