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딸 이방카, G20서 아빠 대신?..."잠깐 대리출석한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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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장의 이방카 트럼프. [AP=연합뉴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장의 이방카 트럼프.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 트럼프가 아버지 대신 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이 공개돼 논란을 낳고 있다.

이방카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독일을 방문한 아버지 트럼프 대통령을 따라 함부르크에 왔다. 그러나 8일(현지시간) 이방카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사이에 앉아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러시아 측 대표단인 스바틀라나 루카시가 자신의 트위터에 사진을 찍어 올린 것이다.

사진 공개 이후 이방카의 '대리출석'은 즉시 논란이 됐다. 이에 백악관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잠깐 앉아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른 국가 정상들도 자리를 비우면 다른 관계자가 자리를 채워 이례적인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장에서 아버지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의 자리에 대신 앉아 있는 이방카 트럼프. [사진 트위터 캡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장에서 아버지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의 자리에 대신 앉아 있는 이방카 트럼프. [사진 트위터 캡처]

그러나 이방카는 미국의 각료가 아니다. 백악관의 고문이다. 미국의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대통령의 빈자리는 주로 각료들이 채운다"고 설명했다. 자격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의미다.

힐러리 클린턴 대선 캠프 출신 정치 분석가 잘리나 맥스웰은 MSNBC에서 "완전히 부적절한 일"이라며 "그에게 메이나 푸틴과 같은 세계 지도자들과 한 테이블에 앉을 만한 어떤 자격과 경험이 있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그러나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8일(현지시간) CBS와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이방카를 두둔하고 나섰다.

헤일리 대사는 "그는(이방카) 자신을 공무원 가족의 일원으로 여긴다"며 "세계를 돕는 노력을 하지 않고, 시간을 낭비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불필요한 논쟁이라는 뜻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역시 블룸버그를 통해 "대표가 자리에 없을 때, 자리에 대신 누가 앉을 것인지는 대표단 스스로 결정할 문제"라고 밝혀 이방카의 대리출석 논란 확산을 저지했다.

이방카는 미국 내에서도 정치적인 논란의 중심에 서자, 지난달 26일 폭스뉴스 인터뷰에 출연해 "정치는 다른 이들에게 맡기고 벗어나 있으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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