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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무서운 신예들 '盤上 반란' 벼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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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바둑은 과연 어떻게 흘러갈까. 이 질문을 좀더 구체화한다면 다음 세가지로 요약된다.

첫째,한국바둑의 강세는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 둘째, 이창호-이세돌의 전쟁에서 최후 승자는 누구일까. 셋째, 신예들의 강력한 도전이 세계무대에서도 이어질 것인가.

오는 27일 시작되는 제8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본선에서도 이 질문은 그대로 적용된다. 삼성화재배는 일곱번 대회를 치러 1회 대회 때 일본의 요다 노리모토(依田紀基)9단이 우승한 것을 제외하고는 계속 한국기사들 판이었다.

올해도 한국은 삼성화재배 본선1회전(32강전)에 15명이 올라가 참가국 중 최대다. 중국이 예선전에서 선전해 시드 포함 13명이 본선에 진출함으로써 가장 강력한 도전세력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젊은 피'를 잔뜩 수혈한 한국의 강세를 막아내기는 힘들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세계 최강자 이창호9단과 새 강자로 떠오른 이세돌9단의 전쟁은 2년전 부터 시작됐다. LG배와 왕위전, 후지쓰배 등에서 일진일퇴하며 정상을 다투는 이 두사람을 두고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관심이 대단하다. 두 기사가 세계 최강자임은 틀림없는데 과연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인지 예측불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창호9단이든 이세돌9단이든 올해는 우승하려면 먼저 신예들의 강력한 도전부터 이겨내야 한다. 농심신라면배 국내예선에서 드러났듯이 한국은 신예들의 강력한 힘이 정상권을 크게 위협하고 있고 이런 흐름은 중국과 일본도 예외가 아니다.

다만 그런 흐름은 세계무대에선 아직까지 통하지 않았다. 삼성화재배 역대 우승자 중에 신예기사는 한사람도 없다. 다른 대회까지 통틀어 신예로써 근래 세계를 정복한 기사는 이세돌 한사람뿐이다.

올해 삼성화재배는 그러나 신예들의 포격이 어느 때보다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한국만해도 조한승6단, 송태곤5단, 최철한5단, 박영훈4단, 김주호4단, 이재웅2단 등 신예들이 줄줄이 본선에 올라 한판승부를 벼르고 있고 실력이나 사기도 어느 때보다 높다. 중국도 13명의 본선멤버 중 8명이 신예다.

과거의 세계대회서 신예들이 들러리 비슷했다면 올해는 다르다. 신예들이 최고수들의 벽을 넘어설 것이냐고 묻기 전에 세계 최고수들이 이들 신예들의 숲을 과연 통과할 수 있을지 걱정되는 분위기인 것이다.

박치문 전문기자

*** 제8회 삼성화재배 선수명단

▶한국(15명)=조훈현9단 이창호9단 유창혁9단 이세돌9단 장주주(江鑄久)9단 루이나이웨이(芮乃偉)9단 조한승6단 김종수5단 한종진5단 송태곤5단 최철한5단 원성진5단 박영훈4단 김주호4단 이재웅2단.

▶중국(13명)=위빈(兪斌)9단 장원둥(張文東)9단 창하오(常昊)9단 류징(劉菁)8단 왕레이(王磊)8단 딩웨이(丁偉)8단 왕위후이(王煜輝)7단 쿵제(孔杰)7단 후야오위(胡耀宇)7단 추쥔(邱俊)6단 펑취안(彭筌)6단 셰허(謝赫)5단 리저(李喆)4단.

▶일본(4명)=가토 마사오(加藤正夫)9단 조치훈9단 하네 나오키(羽根直樹)9단 야마다 기미오(山田規三生)8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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