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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정상회의 ‘불청객’ 3인방은 누굴까?

중앙일보

입력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독일 함부르크에 대규모 시위가 예정돼 있다.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독일 함부르크에 대규모 시위가 예정돼 있다.

오는 7~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불청객은 누굴까.

7~8일 독일 함부르크 ‘3인방’ 반대 시위 예고 #“트럼프(미국)ㆍ푸틴(러시아)ㆍ에르도안(터키) 대통령” #메르켈 총리, ‘반골기질’ 함부르크 선택한 배경 주목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G20을 앞두고 함부르크에 3명의 정상들에 대한 대규모 시위가 예정돼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라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자국 정보기관을 동원해 지난해 미 대선, 프랑스 대선 등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비롯해 오는 9월 독일 총선에도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 전 세계 관련 시민단체들이 벼르고 있고 올초 대통령제를 강화한 개헌안을 통과시킨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가는 곳마다 ‘터키 민주화’ 시위대를 마주치고 있다.

G20 불청객으로 지목된 푸틴 러시아 대통령,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왼쪽부터).

G20 불청객으로 지목된 푸틴 러시아 대통령,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왼쪽부터).

포린폴리시는 “77개의 국제 시민사회단체(NGOs)를 포함해 각종 싱크탱크, 무역노동조합, 야당 관련 단체 등 180개 기관이 함부르크에 결집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G20 정상회의 개최 도시로 함부르크를 꼭 집어 고른 배경도 눈길을 끌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함부르크는 메르켈이 태어난 고향이자, 유난히 반(反)정부 운동이 활발한 도시”라며 “예로부터 반체제 인사들의 집결지로 유명하다”고 전했다. 이어 “메르켈이 함부르크를 선택한 건 민주주의에 항의 시위는 항상 동반하는 것임을 보여주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뮌헨 EPA=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뮌헨 EPA=연합뉴스]

유럽통합의 ‘3적(賊)’으로 급부상한 트럼프ㆍ푸틴ㆍ에르도안에게 메르켈 총리가 ‘본때’를 보여주려는 계산을 했다는 것이다.

포린폴리시는 “함부르크에 각별한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G20은 이미 과격 시위로 유명하다”고 말했다. 2009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두 번째 G20 정상회의 때부터다. 당시 런던에선 4000여명의 시위대가 도로를 점거해 경찰의 진압과정에서 신문판매상 청년이 사망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듬해 캐나다 토론토 G20 정상회의 에서도 대규모 시위가 벌어져 캐나다 경찰은 역사상 최대 인원을 체포하는 기록을 세웠다.

과격 시위가 문제가 되면서 2015년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호주는 강력한 시위제재법을 통과시켰는가하면, 지난해 항저우에서 G20을 개최한 중국은 항저우 시민들에게 일주일 휴가를 권고하기도 했다.

독일도 이번 G20 기간 비상 상황에 대비해 불법집회와 시위 참가자 등의 신속한 통제와 처벌을 위해 400명 수용 규모의 임시 구금시설을 마련한다고 독일 dpa통신이 보도했다. 또 석방ㆍ감치 등 빠른 판단을 위해 약식 재판장까지 설치된다고 한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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