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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복지부장관 후보자는 문 대통령의 정책 싱크탱크 심천회 출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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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문재인 대통령은 3일 박능후(61)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박 후보자는 3일 전화 통화에서 "어느 한 분야에만 집중하지 않고 전 사회적 관점에서 보건복지 정책을 통합적으로 들여다보겠다. 우리나라 복지정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 장관 지명뒤 전화 인터뷰에서 #“전사회적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보고 #복지정책 업그레이드 시키겠다" 포부 #5대 비리' 관련 "별 게 있겠습니까" #부친이 노 전 대통령 초등학교 은사 #술 담배 안하고 주말마다 등산, '바른생활 맨' #행정경험 없어 기초연금 등 조율 숙제 #

 박 후보자는 정통 사회복지학자다. 경남 함안 출신으로 부산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학부에서 경제학을, 서울대 대학원에서 정치학을 전공했지만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사회복지학 박사 학위를 받으면서 복지로 바꿨다.

 박 후보자는 "복지 국가로 가려면 전 국민적으로 담세율을 높여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복지 국가를 위한 대표적인 증세론자다. 그는 지난해 12월 보건복지포럼에서 "지출에 효율성을 기해서 증세를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학자나 정치인도 상당한데, 이는 아주 부분적으로는 가능할지라도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지적했다. 사회보장에 관련된 기여금이든, 법인세든, 개인의 소득세든 단계적으로 높여 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최근 대기업과 대주주·고소득자·자산소득자에 대한 과세 강화, 이른바 '부자증세' 방침을 공식화했다. 박 후보자의 전국민적 담세율 인상 주장과 다소 차이가 있다.

 1986년 귀국 후 보건사회부 사회보장심의위원회 연구참사로 일하다 그해 위원회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으로 통합되면서 보사연 연구원의 길을 걸었다. 보사연에서 기초생활보장, 사회보장 5개년 계획 수립, 국민연금, 복지정책, 복지재정 등 거의 모든 분야의 보건복지 정책을 연구하다 2005년 경기대 교수로 옮겼다.

이후 한국사회보장학회 이사, 대통령 자문 양극화 민생대책위원회 위원, 노동부 최저임금위원회 위원, 경기대 사회복지대학원장을 역임했다.

반면 보건·의료·보육 등의 분야를 연구한 경험은 별로 없다. 행정경험이 거의 없어 기초연금·아동수당 등 덩치 큰 예산을 얼마나 잘 조정할지가 관심거리다.

박 후보자는 술을 거의 마시지 않고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보사연 시절 옆방에서 담배 연기가 흘러나오는 걸 매우 싫어했다고 한다. 매주 토요일 청계산에 오른다. 보사연 후배는 '바른 생활 맨'이라고 표현했다.

박 후보자는 공저 『10권의 책으로 노무현을 말하다』에서 자신의 부친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이었다고 밝혔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이 싸워 무릎에 상처가 나자 박 후보자의 부친이 약을 발라주며 "너는 크게 될 아이다"라며 격려했다고 한다. 박 후보자의 부친은 일찍 돌아가셨다. 노 전 대통령이 당선 뒤 박 후보자를 청와대에 초청해 함께 식사했다고 한다.

박 후보자는 문 대통령의 정책 싱크탱크 심천회(心天會) 멤버다. 정도전의 어록 ‘심문천답(心問天答,마음이 묻고 하늘이 답한다)’에서 따온 이름이다. 조대엽 노동부 장관 후보자, 서훈 국정원장과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 등이 이 모임 멤버다.

박 후보자는 음주운전·위장전입 등 소위 '5대 비리'가 있느냐는 질문에 "별 게 있겠습니까"라며 "제대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명 뒤 내놓은 소감문에서 "국가 발전의 두 축은 건전한 시장체제와 튼튼한 사회안전망"이라며 "포용적 복지국가를 구축하는 데 진력하고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소득주도 성장 패러다임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또 치매 국가책임제 도입, 기초연금·공적연금 강화, 저출산 극복을 위한 통합적 계획과 실천방안 강력 추진,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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