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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내가 제일 잘나가! 국산 준중형차 '브랜드 경쟁' 뜨겁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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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해 동안 국내 시장에서 약 16만대의 국산 준중형차가 팔렸다. 같은 기간 약 23만대가 판매된 중형세단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최근 급격히 시장이 커지고 있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약 9만대)과 비교한다면 아직도 국산차의 중심 축에 있는 시장임에 분명하다.

신차 개발과 사양 업그레이드 가속 #가격·편의성 등 이점에 소비층 다양 #자사 브랜드 처음 알리는 '대표 얼굴' #제조사, 개발과정부터 각별한 신경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고 해도 준중형차는 여전히 국내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보이는 그룹에 속한다. 부담이 크지 않은 가격에 적당히 넓은 공간, 모나지 않은 주행감각과 다양한 편의 및 안전장비를 탑재하면서도 세금 부담도 크지 않는 등 이점이 많기 때문이다. 덕분에 사회 초년생부터 자녀가 독립한 부모 계층에 이르기까지 소비자층도 다양하다.

제조사에 있어 준중형차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자사 브랜드를 처음 알리는 것은 물론 자사 고객으로의 유입이 처음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때 차량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줘야 다음 차량을 구입할 때도 다시금 자사 브랜드 차량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와 같은 이유로 각 제조사는 개발 과정에서부터 준중형차에 각별한 신경을 기울인다.

경쟁도 치열하다. 현대자동차의 아반떼를 선두로 기아 K3, 쉐보레 크루즈, 르노삼성 SM3가 준중형차 시장을 4등분 하고 있다.

구성 탄탄한 신차 vs 가격 경쟁력 앞세운 세단

현 시점에서 가장 최근에 출시된 신차는 쉐보레 올 뉴 크루즈다. 지난 3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현대 아반떼는 2015년 9월에 6세대 모델이 출시됐다. 반면 기아 K3는 2012년 9월, 르노삼성 SM3는 2009년 7월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연명해가는 중이다.

크루즈와 아반떼는 신차답게 더 가볍고 견고해진 차체, 강화된 충돌 안전성, 향상된 주행성능과 소음 진동 억제, 다양한 편의 및 안전장비 등에서 강점을 갖는다. 반면 K3와 SM3는 주행감을 상당부분 양보했지만 보다 저렴한 가격에 많은 편의 안전장비를 통해 가성비를 중요하는 소비자들을 공략해 나가는 중이다.

아반떼와 크루즈는 최신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최신 기술 탑재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아반떼에는 위험이 감지되었을 때 자동으로 차량을 멈춰주는 긴급 제동 시스템, 차선을 넘으면 경고음으로 알려주는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 사각지대에 차량이 접근하면 알려주는 후측방 경보 시스템, 차량 거리를 맞추며 속도를 유지시켜주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자동으로 상향등과 하향등을 오가는 하이빔 어시스트 등이 탑재된다.

크루즈는 정차 시 엔진을 멈춰 연비를 높이는 스탑 앤 스타트(Stop&Start), 랙타입 전자식 차속 감응 파워스티어링(R-EPS), 차선을 넘어서면 운전대가 자동으로 움직여 차선 이탈을 막아주는 차선유지 보조 시스템 등이 갖춰진다. 이외에 주차에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자동주차 시스템, 후측방 경고 시스템, 하이빔 어시스트 등의 기술도 적용된다.

기아 K3는 한 차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이후 연식이 바뀔 때마다 가격을 내리거나 유지하고 있다. 동시에 새로운 휠, 내장재 개선 등의 변경과 다양한 옵션들을 하위 트림에서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르노삼성 SM3는 2회에 걸친 페이스리프트 이후 전자식 파킹브레이크, 17인치 휠 등을 기본 사양으로 채용했다. 최근에는 직물시트를 없애고 고급 인조가죽 시트를 기본 사양으로 적용했으며, 사각경보 시스템도 추가했다.

세계 시장 집중 vs 국내 시장 주력  

크루즈와 아반떼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폭 넓은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는 글로벌 인기 모델이다. 먼저 아반떼는 2014년 전세계 판매 3위, 2015년 전세계 판매 4위, 2014년 전세계 판매 1천만대 돌파라는 기록을 갖는 글로벌 전략 모델이다. 이와 같은 기록은 모두 국내 최초 사례로 남아있다.

크루즈는 한국GM이 개발한 라세티 프리미어에서 시작됐다. 이후 전세계 115개국에 판매되는 간판급 모델로 성장해 오늘에 이른다. 이후 크루즈는 2014년 전세계 판매 8위를 기록하며 GM내 최고 판매 모델로 꼽혔다. 국내에서 개발한 모델이 해외 브랜드로 세계 시장에 진출해 단번에 대표 모델로 우뚝 선 것이다. 그리고 현재 2세대로 변경된 올 뉴 크루즈는 시장을 더욱 넓혀 전세계 132개국에 판매되고 있는 글로벌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쉐보레 브랜드가 지향하는 경량화 부분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K3와 SM3는 해외 시장에서도 판매되지만 국내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합리적인 구성을 바탕으로 신차는 물론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도 좋다.

터보엔진 vs 자연흡기엔진

배기량을 줄이면서 성능과 효율을 높이는 다운사이징 트렌드에 맞춰 아반떼와 크루즈에는 터보엔진을 사용한 모델이 주목 받고 있다. 특히 크루즈는 1.4리터 터보엔진이 기본 사양으로 채택할 정도로 앞선 시도를 하고 있다. 아반떼는 1.6리터 터보 모델을 운영 중이지만 성능을 중심으로 튜닝해 서로 성격이 다르다. 승차감에서도 차이가 크다.

크루즈 이외에 아반떼와 K3, SM3는 1.6L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이 주력 모델이다. 크루즈의 1.4L 터보 엔진보다 성능에서 열세지만 연비 차이도 비슷한 수준이다. 또 세금 부분에서도 크루즈 쪽이 유리하다. 대신 이 모델들은 디젤엔진을 마련해 연비를 앞세우는 고객들의 입맛을 맞췄다. SM3는 경쟁모델 중 가장 뛰어난 연비가 무기다.

오토뷰=김선웅 기자 startmotor@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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