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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라면 맛 살리는 ‘탭 시스템’으로 매출 40% 이상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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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홍대 라패

경기 부천시 석천로에 있는 봉지라면 전문 ‘홍대라패’ 부천중동점 전경. [사진 홍대라패]

경기 부천시 석천로에 있는 봉지라면 전문 ‘홍대라패’ 부천중동점 전경. [사진 홍대라패]

12년째 홍대 주차장 골목의 조그만 가게에서 라면을 맛있게 끓여 파는 이가 있다. 스물여섯이라는 젊은 나이에 라면 가게를 열고 청춘을 다 바친 라면 외길 인생을 걷고 있는 남자, ‘라패’ 대표 김병창 씨이다.

깔끔한 인테리어, 오픈주방 #소자본 창업 가능한 아이템

‘라패’는 ‘라면 패밀리’의 줄임말이다. 깔끔한 인테리어에 완전히 오픈된 주방을 가진 아기자기한 매장에는 작은 테이블 세 개와 벽을 바라보는 의자 여덟 개가 전부. 현재 국내에 여섯 개, 해외에 두 개의 매장이 있다.

김 대표는 홍대에서 10년 동안 프랜차이즈 분식집을 운영하다 스스로 브랜드를 만들어 가맹점 시절보다 40% 이상 매출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2년 전부터 가맹사업도 시작했다. 김 대표는 “가맹점주에게 기술과 시스템을 잘 전수해 꾸준히 살아남게 하는 걸 최고 목표로 삼는다”고 말했다.

홍대라패 군산대점과 ‘벤티카페’를 함께 운영하는 박효실 점주는 “사업이 처음이라 두렵기도 하고 모르는 것도 많았는데 가맹 본사에서 책임감 있게 관리해줘 장사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사업 초보자지만 스스로 노하우를 착실히 쌓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라패를 시작하면서 ‘탭 시스템’을 적용했다. 냄비에 눈금을 만들고 한 번에 2인분까지만 조리했다. 라면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물의 양이고, 3인분 이상 한 번에 끓이면 맛이 안 나기 때문이었다.

그가 이런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된 건 “라면을 정말 많이 끓여봤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13년 동안 장사 하면서 푹 쉬어본 날이 몇 번 안 될 정도였다. 신혼여행, 아기 돌잔치, 몹시 아팠을 때만 쉬었다”면서 “직접 나와서 라면을 끓이지 않으면 매출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쉴 수 없었다. 손님 입장에선 주인장이 열심히 하는 가게와 그렇지 않은 가게가 쉽게 구분되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준비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으로 일하는 사람이 편한 주방의 환경 및 동선 등을 고려한 시스템을 꼽았다. 그동안 손님이 불편해 했던 점들도 개선할 방안을 만들었다.

김 대표는 "라면집이야말로 장사하다 미끄러져 본 사람이 조그맣게 다시 출발하고 싶을 때 소자본으로 창업 가능한 아이템”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많은 라면 레시피가 알려져 있고 맛있게 만들 수 있는 건 많지만 상품화할 수 있는 건 드물다”면서 “장사는 팔릴 수 있는 것으로 수익을 내는 일이고 만드는 시간과 식재료 관리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은나 객원기자 bae.eun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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