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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도 총리도 참여한 '게이 프라이드' 전세계 풍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17 게이 프라이드에 참여한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사진=트뤼도 총리 페이스북]

2017 게이 프라이드에 참여한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사진=트뤼도 총리 페이스북]

 성소수자(LGBT, 레즈비언·게이·바이섹슈얼·트랜스젠더)의 권리를 주장하는 최대의 축제 '게이 프라이드'가 2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뉴욕·시애틀을 비롯한 주요 도시, 중남미 코스타리카·엘살바도르·과테말라 등 세계 곳곳에서 열렸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부인과 함께 퍼레이드에 참여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축하 메시지를 남겼다.

전세계 최대 성소수자 권리 옹호 축제 #미국에선 반 트럼프 행정부 메시지 나와 #이스탄불에선 행진 금지...시위대 진압

LGBT를 상징하는 무지갯빛 축제의 물결이 일렁이는 가운데, 3년 연속 게이 프라이드가 금지된 터키 이스탄불에서는 이를 항의하는 시위대에 경찰이 고무탄을 발사했다. 미국에서 열린 게이 퍼레이드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성소수자 차별과 반 이민정책을 비판하는 등의 정치적인 목소리가 울려퍼졌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캐나다-총리도 참여한 축제의 현장

캐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토론토에서 열린 게이 프라이드에는 트뤼도 총리가 부인과 함께 참여해 수천명의 시위대를 이끌었다. 그는 지난해 현직 총리로는 최초로 게이 프라이드에 참여한 바 있다. 심지어 군중 속에서 멈춰 서서 사람들과 포옹하기도 했다. 트뤼도 총리는 퍼레이드 시작 전 기자들에게 "모든 건 우리가 캐나다를 비범하고 강하게 만드는 다양한 정체성의 결을 어떻게 축하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말했다.

2017 게이 프라이드에 참여한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사진=트뤼도 총리 페이스북]

2017 게이 프라이드에 참여한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사진=트뤼도 총리 페이스북]
2017 게이 프라이드에 참여한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사진=트뤼도 총리 페이스북]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트위터에 "프랑스는 무지개입니다. 우리는 다양성이 풍부합니다, 자랑스럽게 생각합시다"라고 남겼다.

미국-트럼프 정부에 저항하는 목소리

뉴욕에서 열린 게이 프라이드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정치적 저항으로 표출됐다. [게티 이미지, AFP=연합뉴스]

뉴욕에서 열린 게이 프라이드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정치적 저항으로 표출됐다. [게티 이미지, AFP=연합뉴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게이 프라이드에는 수만명이 참여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와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 척 슈머 상원의원(민주·뉴욕) 등도 동참해 목소리를 높였다. 뉴욕주는 미국 주 정부 중에서 처음으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수만명이 퍼레이드에 참여했다.

CBS 뉴스는 성소수자 활동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여러 조치를 성소수자에 대한 위협으로 보고 이번 퍼레이드에서 저항을 기치로 내세웠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트랜스젠더 학생들이 화장실과 라커룸을 선택할 수 없도록 연방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후퇴시켰다. 또, 전임 오바마 대통령이 매해 6월에 '프라이드의 달'을 기념해 선언문을 발표하던 관행 역시 따르지 않았다. 참석자들은 "Make America Gay Again"이라는 푯말을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기간 내세운 "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이라는 캠페인 구호를 패러디한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LGBT 공동체는 내부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고 CBS는 보도했다. LGBT 권리 운동이 백인 동성애자 남성 위주로 돌아갈 뿐이며, 소수 이민자들이 직면한 경제적 불평등, 치안 유지와 같은 문제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노 저스티스 노 프라이드(No Justice No Pride)' 그룹은 워싱턴의 퍼레이드에 난입해 행진을 방해하기도 했다.

터키-최루탄과 고무총으로 시위 진압

터키 이스탄불에서 사복 경찰이 게이 프라이드 금지에 반발해 거리로 나선 시위대를 발로 차고 있다. [AFP=연합뉴스]

터키 이스탄불에서 사복 경찰이 게이 프라이드 금지에 반발해 거리로 나선 시위대를 발로 차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슬람권에서 가장 큰 규모 중 하나였던 터키 이스탄불의 게이 프라이드는 3년째 금지됐다. AFP통신은 정부가 올해 퍼레이드도 금지한다고 발표한지 하루만에 경찰이 40여명의 성소수자 활동가에게 고무탄과 최루탄을 쏴 해산시켰다고 보도했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위대의 숫자 보다 진압 경찰의 수가 더 많았다고 한다. 외신에 따르면 적어도 10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네덜란드 현지 언론에 따르면 네덜란드의 카메라맨도 현장에서 체포됐다고 한다. 이스탄불에서 마지막으로 열린 2014년 게이프라이드에는 수만 명이 참가했다.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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