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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김상곤 “자본의 족쇄 거부하고 사회주의 상상하자” 과거 발언 논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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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서울 영등포구 교육시설공제회관의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오전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서울 영등포구 교육시설공제회관의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본의 족쇄를 거부하고 사회주의를 상상하자”

사회주의혁명을 연상하게 하는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과거 발언이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발언은 김 후보자가 ‘전태일을 따르는 사이버노동대학’ 총장이던 2007년 12월 졸업식 축사에서 한 말이다.

2007년 '전태일 따르는 사이버노동대학' 졸업 축사 #평생교육시설로 경기교육감 되기 전 6년 간 총장 맡아 #"자본주의 계급적 모순의 실체를 파악하고 극복" #이듬해엔 "탈자본주의적 내지 사회주의적 대안들 검토" #노무현정부에는 "무능정권의 실상을 여실히 드러냈다" #전희경 의원 "이념적 편향성 지나친 것은 심각한 문제"

사이버노동대학은 정식 학위가 인정되지 않는 평생교육시설이다. “신자유주의 반대를 넘어 인간해방으로 전진하는 참 노동운동의 일꾼들을 키워내자는 취지”로 2000년 설립됐다. 김 후보자는 2004년부터 경기도교육감 당선 직전인 2009년까지 총장을 지냈다.

그는 총장 당시 대학 홈페이지의 인사말에서 “노동자가 주인 되는 참세상을 열어갈 주체를 키워내고자 (대학이) 출범했다”며 “우리들의 해방공간을 건설할 동지일꾼들을 길러내기 위하여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함께 어우러지자”고 밝혔다.

"자본주의 계급적 모순 실체를 파악해야"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22일 공개한 이 대학의 2007년 12월 졸업식 축사 동영상에서 김 후보자는 “자본주의 계급적 모순의 실체를 파악하고 극복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형설의 공을 쌓았다”며 졸업생들을 치하했다.

아울러 당시 출범 예정이던 이명박 정부에 대해 “성장 우선주의적 신발전체제 속에서 신자유주의 경제 살리기에 국민 모두가 동원될 상황”이라며 “심화돼갈 신자유주의적 모순을 극복하고 사회적 인간해방과 지속가능한 인류공동체 행복을 위해 새로운 민주주의 방향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전태일을 따르는 사이버노동대학'의 2009년도 신입생 모집 포스터. [사진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전태일을 따르는 사이버노동대학'의 2009년도 신입생 모집 포스터. [사진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2008년 졸업식 축사에서도 그는 비슷한 주장을 이어갔다. 김 후보자는 “현재의 위기 극복 대안은 자본주의적 축적양식의 변화 조절로 가능할지, 아니면 탈자본주의적 대안이어야 할지, 더 나아가서 사회주의적 이행이 아니면 백약이 무효일지 등이 역사적 과제의 핵심 쟁점”이라고 말했다.

"탈자본주의·사회주의적 대안들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특히 그는 졸업생들에게 “탈자본주의적 내지 사회주의적 대안들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대안을 모색해 나가야 하는데 이는 여러분들을 포함한 우리 모두의 역사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당시의 '광우병' 촛불시위와 관련한 언급도 있다. 그는 “현 정권의 권위주의적 억압 통치를 막고 진정한 대안을 국민적으로 추진해나가기 위해선 ‘2008 촛불항쟁’을 거울삼아 조직적이고 체계적이며 진일보한 ‘제2, 제3의 촛불항쟁’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노무현정부는 민주진보운동을 희화, 무능정권 실상 드러내"

앞서 2007년 졸업식 축사에선 현재의 문재인 대통령이 비서실장·민정수석으로 참여한 노무현정부에 대해 비판한 대목도 눈길을 끈다. 그는 “노무현정부는 5년 동안 민주정부 수립으로 이뤄진 민주진보운동을 희화하고 스스로 무능정권의 실상을 여실히 드러냈다”고 꼬집었다.

김 후보자의 이 같은 발언과 관련해 전희경 의원은 "교육부뿐 아니라 사회분야 관련 부처를 책임질 부총리로서 이념적 편향성이 지나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해명이나 입장표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부 인사청문회 준비단의 한 관계자는 "김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윤석만·전민희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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