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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양산 5남매 … 성금 1억2240만원 눈물로 전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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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20일 경남 양산경찰서에서 시민들이 ‘ 밧줄 사건’ 피해자의 부인(왼쪽)을 위로하고 있다. [위성욱 기자]

20일 경남 양산경찰서에서 시민들이 ‘ 밧줄 사건’ 피해자의 부인(왼쪽)을 위로하고 있다. [위성욱 기자]

20일 오전 경남 양산시 양산경찰서 서장실엔 네이버 카페 ‘웅상이야기’(운영자 진재원)와 ‘러브 양산맘’(운영자 박선희), 페이스북 ‘양산 사람들’(운영자 임택관)의 관계자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이들은 지난 8일 양산시 덕계동 한 아파트에서 외벽 도색 사전작업을 하던 중 몸을 지탱하던 밧줄을 아파트 입주민이 끊으면서 숨진 김모(46)씨를 위해 모금운동을 벌였다.

온라인 카페·페북 등 모금액 #유족 “아이들 바르게 키울게요” #시청 등 오프라인 모금은 계속

이날은 그동안 모금된 성금을 김씨 유가족에게 전달하는 날이었다. 웅상이야기와 러브 양산맘은 지난 14일부터 모은 1억2000여만원을 김씨 가족에게 건넸다. 양산 사람들은 240여만원을 전달했다.

이들은 “국내외에서 많은 분이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모금활동에 동참해 주셨다”고 소개하고 “이렇게 마음을 전하게 돼 다행이고, 오늘 전달해 드린 명부에 많은 분이 보낸 격려의 말이 담겨 있으니 힘드실 때 읽어보시고 힘을 내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하나둘 고개를 숙였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어 숨진 김씨의 장인이 “우리 사회에도 따뜻한 분이 많다는 걸 새삼 깨달았고, 그 마음에 정말로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살아가면서 우리보다 더 아픈 사람들이 있는지 돌아보며 살겠다”고 답했다.

김씨 부인은 “우리 가족을 위로해 주시고 관심을 가져 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린다. 아이들을 이쁘고 바르게 잘 키워 사회에 힘이 되는 아이들로 키우겠다”고 울먹였다.

김씨의 친구는 “(이렇게 많은 분이 도와주셔서) 그래도 아직 세상은 살 만한 세상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여러분 정말 감사하다”며 눈물을 훔쳤다.

숨진 김씨 유족을 위한 오프라인 모금운동은 아직 계속되고 있다. 19일부터 양산시청과 웅상출장소 민원실에 모금함을 설치한 양산시복지재단은 22일까지 모금한다. 모금과 별도로 생계지원비 180만원을 유족들에게 곧 전달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BNK경남은행·부산은행은 지난 16일 김씨 유족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부산지회에 각각 1000만원씩 전달했다. 양산시 덕계동에 생산공장이 있는 천호식품은 매월 30만원 정도를 10년간 지원하기로 했다.

김씨 유가족을 돕기 위해 전담인력을 배치한 양산경찰서엔 지난 15일부터 20일까지 600여 통이 넘는 유족 위로전화가 쏟아졌다. 정재화 양산경찰서장은 “안타까운 소식에 많은 분이 성금 전달 방법을 묻고 있다”며 “이들의 마음이 유가족에게 잘 전달될 수 있게 경찰이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양산=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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