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장관, 취임식서 인용한 키플링 時 ‘만일’ 내용보니…

중앙일보

입력

1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도종환 장관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도종환 장관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만일 네가 모든 걸 잃었고 모두가 너를 비난할 때 / 너 자신이 머리를 똑바로 쳐들 수 있다면… / 만일 모든 사람이 너를 의심할 때 / 너 자신은 스스로를 신뢰할 수 있다면, // 만일 네가 기다릴 수 있고 / 또한 기다림에 지치지 않을 수 있다면, / 거짓이 들리더라도 거짓과 타협하지 않으며 / 미움을 받더라도 그 미움에 지지 않을 수 있다면, (…중략) / 그렇다면 세상은 너의 것이며 너는 비로소 한 사람의 어른이 되는 것이다.’

도종환 장관, 블랙리스트 청산 시동… #“금주 내 진상조사위 구성… # 대한민국 살리는 명령 내리겠다 # 영혼이 있는 공무원 돼 달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취임식에서 ‘정글북’의 작가 러디어드 키플링(1865~1936)의 시 ‘만일’을 인용하며 부처 쇄신을 향한 의지와 격려를 내비쳤다.

이날 시인 출인인 도 장관은 취임식에서 “나뭇잎 하나하나가 초록으로 반짝이는 유월”이라는 비유로 말문을 연 뒤 영국의 지성 버트런드 러셀(1872~1970)의 말 등을 인용하며 취임사를 이어갔다. 이어 “나뭇잎 안에는 나뭇잎을 나뭇잎이게 하는 녹색의 자기 정체성이 들어있다. 여러분들도 나뭇잎처럼 푸르게 살아 있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 장관은 “영혼이 있는 공무원이 돼 달라”며 “사랑에 대한 열정, 지식에 대한 탐구, 고통에 대한 연민이 자기 인생을 끌고 온 힘이었다는 버트런드 러셀의 말을 인용해 “어려운 예술인에 대한 연민을 잃지 말고 그들을 위해 일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여러분의 사유, 감수성, 상상력, 행동이 그대로 문화예술인들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며  “국민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정을 한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블랙리스트가 존재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도록 이번 주 안에 예술인들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취임사에서 도 장관은 “대한민국을 살리는 명령이라면 밤새워서라도, 아니 목숨을 바쳐서라도 할 텐데, 지난날 지시는 그렇지 못했다”는 박근혜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 작업에 관여했던 문체부 장모 부장의 법정 증언을 길게 인용하기도 했다.

도 장관은 이날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취임식 후 기자실에 들러 “(블랙리스트와 국정농단에 대한) 문체부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이번 주말까지 구성하려고 한다”며 “15명 규모로 구성해 진상조사분과와 제도개선분과로 나눠 3개월 정도 운영하고 필요하면 1개월 정도 연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도 장관은 이어 “예술인 중에는 아직도 (블랙리스트 관련) 조사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분들이 있다”며 “그런 분들이 직접 참여해서 조사하고 대책도 마련했으면 한다”고 했다. 도 장관은 “핵심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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