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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임즈 홈런에 웃지 못한 김경문,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승환이한테 치니까 별로야."

김경문 감독. 양광삼 기자

김경문 감독. 양광삼 기자

김경문 NC 감독의 취미는 메이저리그 중계 시청이다. 경기 전 틈틈이 TV를 본다. 최근에는 에릭 테임즈(밀워키 브루어스) 덕분에 더 즐거웠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NC에서 뛴 테임즈는 4월까지 타율 0.345, 11홈런·19타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5월부터 잔부상 탓에 부진했던 테임즈는 최근 4경기 연속 홈런을 때리며 완전히 살아났다. 김경문 감독은 18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테임즈 경기를 보고 있다. 기분이 좋다"며 흐뭇해했다.

하지만 지난 16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은 테임즈 때문에 웃지 못했다. 당시 테임즈는 4-4였던 9회 말 세인트루이스 마무리 오승환으로부터 결승 투런홈런을 때려냈다. 김경문 감독은 "오승환에게 홈런을 쳤을 땐 좀 그랬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팔은 안으로 굽기 때문에 한국인 후배인 오승환에게 좀 더 애착이 갈 수 밖에 없는 모양이었다. 김 감독이 짬을 내 메이저리그를 보는 건 역시 공부 때문이다. 김 감독은 "보고 있으면 느끼는 점이 많다. '저런 부분은 배워야한다, 저렇게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감독을 하는 동안은 계속 보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후배 야구인들에 대한 애정과 뿌듯함도 드러냈다. 김경문 감독은 이날 시즌 3승을 따낸 류현진을 두고 "야구가 어려울 때는 승리 하나가, 안타 하나가 참 멀게 느껴진다"며 "현진이도 수술을 한 뒤 마음고생이 심했을 거다. 이번 승리는 자신감을 찾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류현진이는 심장이 강하다. 사람은 긴장을 하면 드러나는데 현진이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김 감독은 "아마 존경하는 야구인 후배 10명을 꼽으라고 하면 이승엽, 이호준과 함께 류현진이 들어갈 것"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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