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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세밀한 문진, 다양한 검사로 뇌 소혈관 질환 단서 찾아 치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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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남양주우리병원 박일 원장

남양주우리병원 박일 원장

남양주우리병원 박일 원장

뇌의 소혈관 질환은 최근까지 의학계에서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같은 뇌혈관 질환이라도 사망률이 낮아 과소평가된 것이다. 하지만 소혈관 질환과 대혈관 질환에 큰 차이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나오면서 재조명받고 있다. 남양주우리병원 박일 원장은10여 년 전부터 뇌의 소혈관 질환과 두통·어지럼증의 관계에 집중했다. 그는 “적극적인문진·검사로 두통과 어지럼증에서 작은 단서를 찾고 뇌졸중을 예방한다”고 말했다. 그에게 소혈관 질환의 진단·치료법을 물었다.

"문진 전담 간호사 배정 #환자 ‘두통일기’ 쓰기 #뇌졸중 예방·치료 도와"

 MRI로 발견이 어렵다는데, 다른 검사는 없나.


 “경동맥초음파·뇌혈류속도·안저 검사로보완한다. 경동맥초음파 검사로 경동맥의두께를 재면 뇌혈관 질환을 예측할 수 있다.지름 1㎝ 내외인 경동맥의 혈관벽이 1㎜ 두꺼워지면 혈류량이 30~40% 줄어든다. 이로인해 뇌졸중 위험이 5.5배, 심근경색 위험이12배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뇌혈류속도 검사는 뇌 속에서 피가 얼마나 빨리 흐르는지 측정하는 검사다. 혈관이 좁아지면혈류속도가 빨라진다. 빨라질수록 위험하다. 망막 혈관도 중요한 단서다. 안저 검사로망막 혈관을 관찰하면 뇌 속 미세혈관 상태를 엿볼 수 있다. 지난해 발표된 연구에선 망막중심동맥폐쇄 환자의 허혈성 뇌졸중 위험이 일반인보다 70배나 높게 나타났다.”

모든 환자가 이런 검사를 받긴 어려울 텐데.


 “그래서 문진이 중요하다. 어떤 위험 인자가 있는지, 인자별 위험도는 얼마나 되는지확인한 후에 필요한 검사를 한다. 정확도를높이기 위해 문진에 많은 공을 들인다. 환자는 의사에게 증상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곤 한다. 이를 감안해 진료에 앞서 문진만 담당하는 간호사를 뒀다. 30분에 걸쳐 수십 개문항에 답하도록 한다. 혹시 여기서도 발견하지 못한 문제가 있을까봐 '두통일기'를 적도록 한다. 이를 통해 원인을 찾고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위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스텐트 시술보다는 약물요법과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하는 게 좋다. 스텐트 시술은 혈관이 80% 이상 막혔을 때 시도한다. 그러나 모든 협착에 시도할 수 없다. 막힌 구간이 길거나 여러 곳에 분산돼 있으면 힘들다. 스텐트 시술에 비해 내과적 치료가더 효과적이라는 보고도 있다. 세계적 학 술지인NEJM(2011년)에 소개된 연구다. 뇌혈관 협착 환자 에게 스텐트 시술은 조기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반면, 적극적인 내과 치료는 오히려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과적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


“연구에선 첫 90일간 아스피린을 복용하게 하고 혈압·콜레스테롤을 적극 관리한 정도였다. 아스피린은 피가 뭉치지 않도록 하는 용도다. 우리 병원도 마찬가지다. 약을 많이 쓸 필요는 없다. 두통을 예로 들면 심하게 아플 때만 진통제나 혈류개선제를 처방한다. 병의 개선은 운동과 식단 조절로 한다.학계에서 관심을 갖지 않던 10여 년 전부터뇌의 소혈관 질환에 주목해 두통·어지럼증을 치료해 왔다. 어느 병원보다 많은 환자를치료하며 축적한 노하우로 환자별 맞춤치료를 진행한다. 실제 만성·난치성 두통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은데 짧게는 2주, 길게는 3개월에 걸쳐 80% 이상이 좋아진다.” 

김진구 기자 kim.jin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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