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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에 보관해온 시신 2구 포장이사까지 했다니, 엽기행각 30대 친모 구속영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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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낳은 신생아  2명의 시신을 집 냉장고 냉동실에 보관해온 ‘엽기적인’ 3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여성은 지난해 4월 같은 동네의 동거남 집으로 이사하면서 신생아 2구의 시신을 비닐봉지와 라면박스에 싸서 옮긴 뒤 다시 냉동실에 보관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김모(34)씨가 자신이 낳은 2명의 아기 시신을 보관해온 집 냉장고.[사진 부산 남부경찰서]

김모(34)씨가 자신이 낳은 2명의 아기 시신을 보관해온 집 냉장고.[사진 부산 남부경찰서]

부산 남부경찰서는 이 같은 혐의(영아살해 및 사체유기 등)로 김모(34·부산 남구 대연동)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8일 밝혔다. 김씨는 3년 전인 2014년 9월 18일 병원에서 낳은 신생아를 집에 데려왔다가 이틀간 방치해 숨지자 검은 비닐봉지로 여러 겹 싸서 자신의 집 냉장고 냉동실에 시신을 숨겼다. 김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출산 사실을 숨기고 싶었다. (애를 낳아) 무서웠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부산남부경찰서,18일 사체유기 등 혐의로 김모(34)씨 구속영장 신청 #2014년 9월과 지난해 1월 낳은 아기 잇따라 숨지자 냉동실에 보관 #지난 4월 동거남 집에 이사하면서 시신 2구 포장해 박스로 옮기기도 #경찰, 정확한 범행동기와 사인 밝히기 위해 19일 아기 시신 부검키로

김씨는 이어 지난해 1월 어느 날 오전 2시쯤 집 욕실에서 낳은 둘째 아기가 숨지자 역시 같은 방법으로 냉동실에 시신을 숨겼다. 경찰에서 김씨는 “지난해 1월 당시 일을 하다 하혈이 있어 집으로 와 샤워 중 아이를 출산하고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나 아기가 숨진 것으로 판단해 수건과 비닐봉지에 싸서 냉동실에 보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기를 낳은 정확한 날짜는 기억하지 못한다고 경찰은 전했다.

부산남부경찰서는 자신이 낳은 아기 2명의 시신을 집 냉장고 냉동실에 보관해 온 30대 여성을 붙잡아 수사하고 있다. [사진 부산 남부경찰서]

부산남부경찰서는자신이 낳은 아기 2명의 시신을 집 냉장고 냉동실에 보관해 온 30대 여성을 붙잡아 수사하고 있다. [사진 부산 남부경찰서]

김씨의 범행은 3년 전부터 알고 지내다 지난해 4월부터 동거해온 남성 A씨(50)씨의 여동생(45)이 17일 낮 음식 재료를 찾으려고 냉동실을 뒤지다 검은 비닐봉지에 싸인 신생아 시신 1구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이날 김씨를 긴급체포한 경찰은 시신 1구가 더 있다는 김씨의 자백에 따라 냉장고를 수색해 시신 1구를 추가로 발견했다. 숨진 신생아는 모두 여아였다. 동거남의 여동생은 자영업을 하며 동거남의 노모를 모시고 살던 김씨 집을 이날 방문했다.

김씨는 지난해 4월 같은 동네의 동거남 집으로 이사하면서 신생아 2구의 시신을 비닐봉지와 라면박스에 싸서 옮긴 뒤 다시 동거남의 냉장고 냉동실에 보관해온 사실도 밝혀졌다. 이에 대해 김씨는 “시신을 버리면 들킬 것 같아 겁이 나서 그랬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김씨는 시신을 냉동실에 보관한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두 아기의 생부가 누구인지 모른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한다. 동거남도 “김씨가 임신을 하거나 출산한 사실은 없다. 아기 시신이 냉동실에 있는 줄 몰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씨와 동거남이 영아 사망과 어떤 관계가 있는 지, 사체만 은닉한 것인 지 등 범행 동기와 사체 은닉과정을 수사하는 한편 신생아의 사망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19일 시신을 부검하기로 했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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