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정상이 보인다"…개전이래 최대 격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유세임시취제반▲정치부=전육·김영배차장, 문창극·이계진·고도원·박진균·안회창·김진국기자 ▲사회부=엄철민·전순균·허상천·길진현·방원석·강영진 ▲사진부=양영훈차장·채홍모·김주만·최재영·김형수·조용철기자
결전 열흘을 앞둔 종반전의 기선장악을 위한 1노3김의 불꽃 튀는 경쟁이 주말인 5일 4대도시 유세대결로 펼쳐졌다.
노태우민정당후보의 부산유세는 두 김씨가 이미 지나간 수영만 같은 장소며, 김영삼민주당후보의 서울대회 역시 바로 지난주 김대중평민당후보가 유세한 여의도라는 점에서, 또 김평민당후보의 광주유세와 김종필공화당후보의 대전 유세는 각기 홈그라운드라는 점에서 청중동원이나 열기면에서 누구도 질 수 없는 처지. 따라서 이날 4대도시 유세장에는 이번 선거전 개전이래 최대 규모의 청중동원이 기록될 전망이다.

<민정>
○…민정당은 5일의 부산유세가 앞서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김영삼후보때보다 「상대우세」, 김대중후보때보다 「절대우세」로 비쳐지기 위해 총력.
주최측은 수영만 매립지 또 만평중 가용면적 17만평을 가득 채운다는 목표로 자발적 청중외에 「부산지역당원(30만명) 1명이 시민3명 모으기」작전을 전개하고 인근 경남지역 당원·시민까지 참여토록 독려.
민정당은 이날 김영삼후보 유세 때보다 연단을 조금 크게 하고 위치도 20m후방에 설치, 「인파우월」을 과시하기 위해 안간힘.
주최측은 『김영삼후보때는 호왈 1백만 이상이 모였다고 하나 실제인원은 60만 수준』이라고 주장하면서 『우리는 실제 1백만이 훨씬 넘는 인파가 모일 것』이라고 장담.
주최측은 이날아침 지하철역·버스정류장·주택가에 전단 수십만장을 새로 뿌리며 시민참여를 호소.
민정당은 부산대 등 10여개 대학학생들이 4일 노후보 유세저지 출정식을 가졌으며 부산대에서는 1천여명의 각 대학 학생이 최루분말을 담은 봉투 수백여개와 박카스병을 나눠 갖고 수영만으로 진입키로 했다는 정보에 따라 경계태세를 철저히 갖추고 있다.
경찰도 매립지로 들어오는 수비로터리와 수영로터리에 전경을 배치해 경계를 대폭 강화.
○…부산에서 하룻밤을 지낸 노후보는 5일 새벽 부산시장을 방문, 상인들과 시민들을 격려한데 이어 상오에는 숙소인 조선비치호텔에서 유세 준비상황을 최종 점검했고 낮에는 근로자 3백여명을 초대해 오찬.
노후보는 시장에서 상인들에게 『위쪽에 굵직한 부정을 두고 아래쪽의 작은 부정을 다스려봤자 그것은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며 부정·부패 척결에는 예외가 있을 수 없다고 강조.
노후보는 국민이 의혹을 갖고 있는 사건에 대해 국정감사권 발동을 공약했는데 이것이 앞으로 발생할 사건은 물론 5공화국동안 발생했던 과거사건에도 적용되는지의 여부가 관심을 끌었다.
노후보는 『3김씨로부터 하도 욕을 먹어 그들 덕분에 오래살 것 같다』면서 『저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절대로 인신공격을 않고 끝까지 참겠다』고 말하고 『서로를 미워하고 공격하는 구시대의 작태는 강물에 띄워보내자』고 역설.
○…노후보는 이날 유세 연설문에서 부마사태, 2·12총선거 때의 부산돌풍을 의식한 탓인지 부산시민들의 자부심을 치켜세우면서 『야당도시 부산에서 환영받는 「민주대통령」이 되겠다』고 거듭 역설하면서 『국난시 나라를 건지고 국가발전시에는 산업첨병의 역할을 해온 부산시민을 의해 무엇을 할것인가를 생각하기 위해 왔다』고 주장.
노후보는 『부산이 집권당을 미워하고 야당을 지지하는 것은 집권당이 정치를 순리대로 하지 않았기에 시민들이 참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민주주의를 제대로 하면 부산시민들은 절대로 정부를 반대하고 항쟁할 분들이 아니며 누구 못지않게 집권당을 격려해주실 분들』이라고 주장.

<민주>
○…5일 하오 여의도 유세를 앞두고 민주당은 지난달 29일 평민당대회 인파를 의식해 몹시 신경을 쓰고있는데 김영삼후보는 『그동안 전국 방방곡곡에서 확인된 군정종식과 선거혁명이라는 국민적 민의가 오늘 대회에서 집결될 것』이라고 낙관.
김덕룡비서실장·이원종부대변인은 『눈이 오거나 기온이 급강하할까봐 걱정했으나 오늘 날씨를 보니 하늘도 우리편을 드는것 같다』며 『2백만명 이상은 충분히 모일 것』이라고 장담했는데 한 관계자는 『평민당 인파보다 2배가 모이면 이번엔 김대중후보가 사퇴할 차례』라고 주장.
민주당측은 이날 대회를 「군사독재 최후의 날」 「당선확정의 날」 「흑색선전 격멸의 날」등 온갖 이름을 붙여놓고 인원동원에 나섰는데 서울과 인근 경기지역에서 지구당별로 수천명씩 동원하고 부산·대구 등에서도 원정동원, 한 관계자는 철도·고속버스가 명절처럼 붐빌 것이라고 예고.
유세장인 여의도에는 가로20m, 높이 5m의 대형 연단을 가설했고 여의도뿐 아니라 인근 한강변 고수부지와 마포공덕동로터리까지 마이크 1천개를 설치.
○…이날 대회는 6·3사태의 주역이었던 김중태씨(종로구선거대책위원장) 사회로 진행되는데 찬조연사에는 김춘옥(김민석군 모친), 김종배 (광주사태당시시민· 학생위원장), 여류변호사 황산성씨, 김상현총재직무대리 외에 정승화상임고문과 12· 12당시 특전사령관 정병주씨, 헌병감 김진기씨도 나설 계획.
민주당측은 이날 대회에 중요인물이 등장할 것처럼 선전 중이어서 시중에서는 루머도 나돌았는데 한 관계자는 『두고 보라』고 장담.
김영삼후보는 이날 하오1시30분 시청역에서 지하철로 영등포역에 가 대회장까지 무개차로 카 퍼레이드를 할 예정.
김후보는 이날 아침에는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지역 교계청장년지도자 조찬기도회」에 참석, 지지를 호소.
○…김후보는 이날 연설문을 통해 노태우후보를 공격하면서 『노씨가 말하는 안정이란 총칼을 사용한 「침묵의 질서」에 불과한 것』이라며 『우리는 민주 속의 안정이냐, 총칼에 의한 강요된 침묵을 받아들일 것이냐를 결정해야한다』면서 지지를 호소.
김후보는『12·12사태는 밤중의 쿠데타라 우리가 몰랐지만 이번 선거에서 대낮에 쿠데타를 자행하려는 것은 결코 용납해서는 안된다』고 역설.
김후보는 노후보가 사퇴한다면 그와 민정당에 대한 정치보복 없는 안전을 보장할 것이며 사퇴이후의 문제에 대해『전두환대통령· 노후보와 진지하게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피력.

<평민>
○…5일 김대중후보의 유세장인 광주 조선대 종합경기장에는「김대중을 당선시켜 사람답게 살아보자」는 대형 애드벌룬이 띄워진 가운데 상오11시부터 행사가 시작.
농악대의 길놀이로 시작된 이날 유세는 남대협의 「부정선거대책위원회결성대회」 와 이한열군의 어머니 등 재야인사, 광주사태 희생자 및 부상자대표 지지연설, 박영숙, 정웅· 이중재부총재 등의 찬조연설에 이어 김후보의 연설로 진행되는데 김후보는 「광주사태의 원만한 해결방안」에 관해 집중 거론할 예정.
김후보는 이에 앞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죄는 밝히되 죄인은 용서하고, 독재자의 행위는 미워하되 사람은 용서하자는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김대중밖에 또 누가 있겠느냐』 고 반문하고 『독재자에 대한 가장 무서운 보복은 용서며 가장 완전한 승리도 용서』라고 천명.
김후보는 이날 유세에서도 노태우후보에 대한 공격의 톤을 높였는데 『광주사태 해결을 되도록 빨리 하기 위해 작년 10월이래 거국내각구성을 주장했으나 전두환· 노태우씨의 완전한 몰이해로 아무런 해결의 실마리도 잡지 못한채 오늘에 이르렀다』고 공박.
○…평민당은 5일 하오의 광주대회를 호남사상최대집회로 만들어 승기를 다질 작정.
이번 대회에는 광주뿐 아니라 전남북지역에서 군중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백만단위의 인파를 모아 지지자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는다는 것.
○…김후보는 5일 광주유세 출발에 앞서 이날 상오서울힐튼호텔에서 4천5백여명의 기독교인이 모인 「한국민주화를 위한 아침 기도회」에 참석, 『여의도유세에 나타난 민심으로 볼 때 내가 대통령이 안될 이유가 없다』고 주장.
김후보는 『4일 강원지역 유세로 전국을 한바퀴 돈 셈인데 어느곳을 가나 청중들이 너무 열광적이어서 여의도유세의 축소판과 같았다』고 말하고 『많은 사람들이 울면서 「꼭 되시오」라고 말하고, 특히 부녀자층이 유세장에 많이 나온 것이 과거유세와 다른 현상』이라고 주장.
이 자리에 나온 허만기전민주당특보는 김영삼후보를 공격하면서 『80년대 초 당시 신민당총재였던 김영삼후보의 부탁으로 미국에가 모 재벌에게 정치자금을 요청했는데 그 재벌은 특정후보의 정치자금으로는 줄 수 없고 민주화를 위한 성금이라는 조건으로만 주겠다며 5억원을 건네줬다』며 『그러나 김후보는 이 돈을 민주화를 위해 쓰지 않고 개인적 욕심을 위해서만 썼다』고 비난하고 그 재벌의 정체에 대해서는 함구.

<공화>
○…공화당은 5일 김종필후보의 아성이라고 보는 대전유세를 통해 대세를 휘어잡겠다는 계획.
이에 따라 장영정중앙당선거대책위원장이 직접 대전에 내려와 대회준비를 진두지휘했으며 대전뿐만 아니라 대덕·연기·공주·논산·금산 등 인근지역의 당원들까지 동원해 세를 과시한다는 계획.
식전행사로 최무룡·박병활씨 등 연예인들이 참가한 공연이 4O분간 개최됐고 유세가 끝난 뒤에는 역광장에서 충남도청 앞까지 1.8km를 무개차로 행진할 예정이며 도청 앞 광장에 서는 김후보가 1백여명의 농악대와 함께 어울려 「놀이한마당」을 펼칠 계획.
○…김후보는 5일 유세에 앞서 숙소인 유성관광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 여러차례 간접적으로 현 집권세력에 퇴진하라고 얘기했는데 더이상 그대로 보고있을 수 없어 노태우후보의 사퇴를 요구한다』고 정면 요구.
김후보는 『현정권은 부정선거를 통해 재집권의 음모를 꾸미고 있다』며 『이미 저지른 것만 해도 용서할 수 없는데 부정선거를 통해 민정당후보가 당선됐다 하더라도 절대 승복할 수 없다』고 단호한 태도.
김후보는 『야당에서 민선대통령이 나왔을때 80년과 같은 사태가 재현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그러면 국민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고, 또 그때처럼 어리석은 군인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
김후보는 최근 KAL기 추락사고와 관련, 『보도에 따르면 북한측과 모종의 연결이 있는 듯한 인상이 있는데 북한측은 지난 68년 청와대까지 침투할 정도로 우리 사회를 항상 혼란에 빠뜨리려는 집단이라는 사실을 알아야한다』며 『그러나 저들의 책동이 전면전과는 구별돼야 하며 그것을 구별 못한다면 안보문제를 언급할 자격이 없다』고 간접적으로 최근 노태우후보의 관계발언을 비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