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귀순한 북한 병사 “확성기 방송 듣고 결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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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해 '8.25 합의' 이후 중단했던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기로 한 지난 2월 경기 연천군 중부전선에 위치한 대북확성기에서 방송이 재개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해 '8.25 합의' 이후 중단했던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기로 한 지난 2월 경기 연천군 중부전선에 위치한 대북확성기에서 방송이 재개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북한 최전방 부대 경계병이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듣고 귀순해왔다.

 14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50분쯤 경기도 연천군 비무장지대(DMZ) 내 우리 군 GP(최전방 소초)로 귀순해온 이 병사는 합동신문 과정에서 탈북 동기에 대해 “대북 확성기 방송에서 탈북자들이 전하는 한국의 발전상을 동경하게 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북한군 중급병사(상병)인 20대 초반의 이 병사는 신장이 175㎝ 정도이지만 체중은 52kg에 불과했다. 그는 합동신문에서 “보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병사들의 불만이 크다”는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병사는 지난 4월 연천 DMZ 북측에서 발생한 큰 화재를 계기로 탈북을 최종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화재는 우리 측 철책선이 탈 정도로 큰 불이었다. 북한 병사는 DMZ에 매설된 지뢰들이 대부분 제거됐을 것으로 판단했다.

 최전방 지역에서 북한군이 귀순한 것은 지난해 9월 29일 이후 약 9개월 만에 처음이다. 당시에도 북한군 1명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와 우리 군 GP로 귀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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