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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파워엘리트] 장관급 61% 청와대 수석 73%가 ‘캠프 출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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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문재인 1기 정부의 차관급 이상 파워엘리트 55명 중 21명이 선거대책위원회를 포함해 소위 캠프 인사로 나타났다. 비율로는 38.2%에 달한다. 캠프 출신은 특히 청와대에 집중됐다.

캠프·공신들로 채워진 1기 정부 #박 정부 22.2%, 문 정부는 38.2% #청와대서 영입인사는 장하성 유일 #야당 “코드인사” 청 “뭐가 문제냐”

14일까지 발표된 11명의 청와대 수석비서관 이상 고위 참모 중 8명이 선거 캠프에서 활동했다. 청와대 수석의 72.7%를 캠프 출신이 장악한 셈이다.

대표적 사례가 후보 비서실장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명함’을 바꾼 임종석 실장이다. 다른 이들도 대부분 선거 때 일을 그대로 하고 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선거 캠프에서 ‘국민 아그레망’ 단장을,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SNS본부장을, 전병헌 정무수석은 전략기획본부장을, 김현철 경제보좌관은 국민성장추진단장을 지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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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사회수석, 하승창 사회혁신수석, 이상철 안보실 1차장도 캠프 출신이며, 캠프 출신은 아니지만 조국 민정수석과 주영훈 경호실장 등도 ‘문재인의 사람’으로 꼽혀왔다. 청와대 고위직 중 외부 영입 인사는 장하성 정책실장이 유일하다.

1기 내각에서도 캠프 출신이 약진했다. 정부의 차관급 이상 44명 중 13명(29.5%)이 캠프에서 활동했다. 장관급 이상 18명만 따로 분석하면 캠프 출신 비율이 61.1%(11명)로 높아진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후보자, 서훈 국정원장, 송영무 국방, 유영민 미래창조과학,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캠프 출신의 약진은 박근혜 정부 때보다 뚜렷하다. 박근혜 정부 초기 청와대와 내각에 임명된 차관급 이상은 72명이다. 이 중 캠프 출신은 16명(22.2%)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급 11명 중 5명(45.5%)을, 정부에는 61명 중 11명(18%)을 선대위 출신으로 채웠다.

야당은 당장 문 대통령의 인사를 ‘코드 인사’라고 비판하고 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은 당 회의에서 “대선 공신, 캠프 출신 일색”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그렇게 강조하던 대통합과 대탕평은 어디로 갔느냐”고 따졌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도 “무조건 도와 달라는 것이 문 대통령의 협치(協治)라면 거부하겠다. (지금은) 좁을 협(狹)자, 협치(狹治)다”며 “장관급은 거의 선거 보은인사, 그 이하는 코드 인사”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캠프 출신 인사의 기용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의 주장을 거론하곤 한다. 당시 정 수석은 청와대 홈페이지에 “오히려 코드 인사는 필요하다. 220볼트에다 110볼트 코드를 꽂으면 타버린다는 점에서 대통령과 철학이 맞지 않으면 같이 갈 수 없다”는 공식 반박문을 올린 적이 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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