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ㆍ李ㆍ朴 모신 대통령 경호관이 여배우 된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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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경호실 경호관 출신 배우 이수련. [사진 tvN 캡처]

대통령경호실 경호관 출신 배우 이수련. [사진 tvN 캡처]

대통령경호실 경호관 출신 이수련이 배우가 된 이유를 밝혔다.

이수련은 14일 방송된 tvN ‘택시’에 출연해, 5급 경호관 승진을 목전에 두고 그만 둔 것에 대해 “나이가 들고 연차가 10년 정도가 된 후 출근할 때 청와대를 바라보니까 ‘나의 미래가 저기(청와대) 안에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경호 업무는 인원도 적고 제약이 많았던 일이었고, ‘내 인생에 큰 변화는 없겠구나’라고 생각한 순간 너무 재미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수련은 “‘내가 어떻게 살아야하지’라고 진지하게 생각해 본 것이 33살이었다”며 “주변 사람들은 ‘네가 그 나이에 나가서 무얼 하려고 하는 거니’라고 이야기했지만, 100세 시대에 내 나이는 아직 사춘기라는 판단에 바닥부터 시작할 생각으로 나온 것이다”라고 했다.

경호실에 들어가기 전 방송리포터와 광고모델 경험이 있던 이수련은 “배우의 꿈을 포기하지 못하고 결국 배우의 길에 눈을 돌렸다”고 말했다.

배우에 도전할 당시 이수련은 “150번이 넘는 도전 끝에 오디션에 합격해 배우 데뷔에 성공했다”고 했다. 한 오디션에서 이수련은 “대통령 옆에 붙어 있던 사람이 누구에게 위축되겠느냐”고 당당한 말로 의욕을 보여 캐스팅된 적이 있는데, 그 오디션이 중국에서 10억뷰를 돌파한 ‘최고의 커플’이었다. 이때 이수련은 극중에서 비중 있는 조연으로 출연했다.

이날 이수련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부터, 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10년 동안 대통령 경호실 최전방에 있었다”며 당시 활약상을 소개했다. 그는 “한국 대통령은 세 분 모셨고, 아베 총리, 부시 대통령 등 모신 국빈만 20개국에 달한다”면서 “중동은 여자 활동이 제한돼 있어서 여자 경호원을 보면 신기해하더라”고 했다.

경호관이 된 이유에 대해서 이수련은 “항상 재미있는 것을 찾아하는 스타일”이었다며 “영문학과 졸업 후 방송 쪽을 준비하다가 기자나 PD를 할까를 고민하다가 청와대에서 여자 경호관을 최초로 뽑는다기에 너무 재미있을 거 같아서 지원했더니 한번에 붙었다”고 말했다.

이수련은 “경호원은 원래 마지막까지 VIP 옆에서 경호를 해야하기 때문에 영어는 기본”이라고 했다.

또 이수련은 경호원 훈련을 받을 당시 “남자 동기들이 여자동기라서 배려해주기도 하지만 땡볕에서 힘내라며 준 선크림이 태닝크림인 적도 있었다”면서 “훈련 후 자대배치를 받자 시골소녀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날 이수련은 “아랍에미리트 왕세자를 경호했던 적이 있었는데, 수행원이 ‘사랑한다. 결혼하자고, 두 번째 부인으로 오라’고 아랍에미리트 왕세자가 제안했다”며 “이후 또 만났는데, 그때는 네 번째 부인이 될 것을 제안했다. 벌써 두 번째 세 번째 부인은 찬 상황이었다”며 일화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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