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장관 후보 유영민은 누구? 없어질뻔 했다가 더 커지는 미래부 권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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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지명한 유영민(66)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의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온오프네트워크 정당 추진 위원장을 맡고 있다.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유 후보자는 1979년 LG전자 전산실에 입사하며 IT업계에 입문했다. LG전자에 근무하던 96년엔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정보담당 임원(CIOㆍ최고정보책임자)을 맡아 ‘국내 CIO 1세대’로 불린다. 이후 LG CNS 부사장을 거쳐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2008년 제4대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을 지냈다. 2009년엔 포스코 ICT 총괄사장으로 영입됐고, 그 다음해 포스코경영연구소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2년 대선에선 당시 무소속인 안철수 대선 후보를 도왔지만 지난해 1월엔 민주당에 영입돼 디지털소통위원장을 맡았다. 이후 20대 총선에서 부산 해운대갑 지역에 출마했다 낙선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사실상 유일한 대기업 출신이다. 청와대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출발해 ICT분야의 풍부한 현장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업 연구소장, 전문경영인을 거치면서 쌓아온 융합적 리더십이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또 “4차 산업혁명에 선제적 대응, 국가 연구·개발(R&D) 체제 혁신 등 미래부의 핵심 과제를 성공시킬 적임자”라고 했다.

청문회를 통과할 경우 유 후보자가 이끌게 될 미래부는 한때 ‘박근혜표 부처’라는 꼬리표가 붙어 해체 1순위로 지목됐다. 하지만 실제로 미래부의 권한은 오히려 더 커지게 됐다.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박광온 대변인은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설치하는데 주관 부처를 미래부로 하기로 했다”며 “주관 부처는 4차 산업혁명의 실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정책을 분석ㆍ추진하는 기능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제작한 '4차 산업혁명' 홍보 영상 캡처. [사진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창조과학부가 제작한 '4차 산업혁명' 홍보 영상 캡처. [사진 미래창조과학부]

박 대변인은 또 기초·원천기술 연구ㆍ개발(R&D) 분야를 총괄하는 조직 신설 공약을 언급하며 “미래부에 과학기술혁신본부를 두겠다"며 "본부장의 직급은 차관급으로 국무회의에 배석할 수 있고, 예산 관련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기초ㆍ원천기술 연구는 과학기술혁신본부가 맡고, 다른 부처들은 연관 산업과 관련된 R&D를 수행하는 방향이라고 박 대변인은 설명했다. 그는 “예를 들어 제약과 의료기기 사업은 보건복지부가 수행하되, 관련 기초ㆍ원천 분야 연구는 미래부의 과학기술혁신본부로 몰아주는 식”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진표 국정기획위원장도 ‘과학기술혁신 추진 전략 간담회’에서 “13개 부처로 나뉘어 추진했던 R&D 지원 사업을 기초·원천기술 분야에서는 미래부로 통합, 적어도 국책연구원 등의 연구 추진은 미래부가 주관하는 방법과 평가체계로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때 ‘창조경제’의 컨트롤타워로 신설됐던 미래부는 문재인 정부에선 4차 산업혁명과 R&D 전진기지로 변모하게 됐다. 대규모 정부조직 개편이 내년 개헌 이후로 미뤄지면서 미래부라는 이름도 그대로 유지한다.

◇유영민(66)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부산 ^동래고-부산대 수학과 ^포스코경영연구소 사장,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원장, LG CNS 부사장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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