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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 떨어진 직구 구속' 홈런 3방 내준 류현진...패전은 피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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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류현진

류현진(30·LA 다저스)이 홈런 세 방에 무너졌다. 5회를 넘기지 못하고 조기 강판 당하면서 선발 경쟁에도 빨간불이 커졌다.

류현진은 1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동안 6피안타(3피홈런)·5탈삼진·4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4이닝을 투구한 뒤 2-4로 뒤진 4회 말 타석에서 프랭클린 구티에레스로 교체됐다. 투구수는 68개에 불과했지만 다소 이른 타이밍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평균자책점은 4.08에서 4.42로 치솟았다.

다저스가 5-7로 뒤진 8회 말 코리 시거의 역전 만루 홈런으로 9-7로 전세를 뒤집으면서 류현진은 패전 위기에서 벗어났다. 다저스는 9회 초 등판한 마무리 투수 켄리 젠슨이 승리를 지키며 9-7로 승리, 4연승을 달렸다. 젠슨은 통산 200세이브째를 달성했다.

류현진은 6일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7이닝 4실점으로 호투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15년 어깨 수술 이후 처음으로 시속 151㎞에 이르는 빠른 공을 뿌렸고, 7이닝을 던지며 투구수 100개(102개)를 넘겼다. 이날 호투로 류현진은 일본인 투수 마에다 겐타(29)를 밀어내고 선발 로테이션 재진입에 성공했다.

치열한 선발 생존 경쟁은 끝이 아니었다. 그래서 이번 신시내티전이 무엇보다 중요한 경기였다. 하지만 류현진은 신시내티 강타선을 넘지 못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신시내티는 팀 홈런 88개로 메이저리그 전체 6위를 달리고 있었다. 조이 보토(17개)-애덤 듀발(14개)-에우제니오 수아레스(10개)-스캇 쉐블러(17개)로 이어지는 3~6번 중심 타선은 홈런 58개를 합작할 정도로 가공할 화력을 뽐내고 있었다.

2회가 고비였다. 1회 초를 공 12개로 가볍게 삼자범퇴 처리한 류현진은 2회 초 선두타자 듀발에게 초구에 시속 88.3마일(142㎞)짜리 바깥쪽 낮은 코스 포심 패스트볼을 던지다 좌월 홈런(비거리 125m)을 허용했다.

이어 수아레스에게 좌전안타를 맞았고, 쉐블러에게 바깥쪽 높은 코스 시속 85.1마일(137㎞)짜리 슬라이더를 구사하다 좌월 투런포를 허용했다. 호세 페라자에게 중전안타까지 내주면서 연속 4안타를 허용했다. 신시내티 타자들은 류현진의 포심과 슬라이더를 비교적 빠른 공을 노렸고, 빠른 카운트에서부터 공략했다. 류현진은 4연속 안타를 내준 뒤에야 커브-체인지업 위주로 볼배합을 바꿨다.

류현진은 나머지 3타자를 상대로 삼진 2개를 섞어 범타 처리하며 위기를 벗어났다. 그러나 류현진은 2회에만 홈런 2개를 포함, 안타 4개를 맞고 3실점했다. 다저스는 2회 말 무사 1루에서 코디 벨린져의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30m짜리 대형 투런포로 2-3, 추격을 시작했다.

3회에도 류현진은 보토에게 바깥쪽 높은 코스 90마일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던지다 홈런을 맞았다. 올 시즌 12번째 피홈런으로 9이닝당 1.89개를 내줬다. 류현진이 허용한 3개의 홈런은 모두 초구 또는 2구째 허용했다. 류현진이 개인 최다인 한 경기 홈런 3개를 허용한 것은 지난 4월 19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 이어 통산 두 번째다.

이후 류현진은 속구 대신 체인지업-커브-슬라이더를 섞어던지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류현진은 4회 초 내야안타 1개를 맞았지만 나머지 타자를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그러나 다저스 벤치에서는 류현진에게 더 이상 기회를 주지 않았다.

류현진은 볼넷을 한 개도 내주지 않았다. 하지만 빠르지 않고 밋밋했던 직구가 문제였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90.1마일(145㎞)에 그쳤다.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2㎞였다. 결국 직구 구속이 떨어지면서 변화구 위주로 돌아설 수 밖에 없었다. 이날 류현진은 68개 공을 던지면서 절반 이상을 느린 체인지업(25개, 36.8%)과 커브(17개, 25%)로 승부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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