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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아빠' 김승혁 가족에 최고의 선물

중앙일보

입력

김승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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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투어 대상과 상금왕을 차지했던 김승혁(31)은 지난 2년간 부진을 면치 못했다. 2015년엔 상금랭킹 56위로 떨어지더니 지난해엔 103위까지 순위가 곤두박질쳤다.
 올해 3월 그래픽 디자이너 출신 부인 최리(30)씨와 결혼한 김승혁은 재기를 다짐했다. 변변한 결혼 선물도 하지 못했던 그는 신혼여행까지 미루면서 와신상담했다. 더구나 아내 최씨가 임신을 하면서 '예비 아빠'가 된 그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김승혁결혼jtbc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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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혁은 11일 경남 남해 사우스케이프 오너스 클럽에서 열린 KPGA투어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결승전. 김승혁은 이를 악물고 공을 때렸다. 18번홀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해 연장 전까지 치러야 했다. 김승혁은 결국 18번홀(파5)에서 열린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이정환(26)을 물리치고 2년 8개월 만에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우승 상금은 2억원. 김승혁은 우승을 확정지은 뒤 임신 중인 아내 최씨를 꼭 껴안아줬다. 통산 3승째를 거둔 김승혁은 “아내 뱃속 아기의 태명이 '승리' 다. 우승트로피를 아내와 아이에게 선물할 수 있어 말할 수 없디 기쁘다”고 말했다.

김승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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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2관왕에 오른 뒤 김승혁은 속절없이 추락했다. 지난해 최고성적은 한국오픈에서 기록한 35위. 지난해 이 대회에선 32강전에서 탈락했다. 김승혁은 “골프가 풀리지 않다보니 몸과 마음이 다 지친 상태였다. 나도 모르게 성격이 공격적으로 변했다”고 털어놨다. 방황하던 김승혁을 바로 잡아준 사람이 바로 후배 소개로 만난 최씨였다. 최씨는 “코스에서 생기는 짜증과 스트레스를 모두 내게 풀라”고 말하면서 ‘남다른 내조’를 시작했다. 평생의 반려자를 만난 김승혁은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고 점차 예전의 기량을 회복했다.
 임산부인 최씨는 이번 대회 기간에도 무거운 몸을 이끌고 남편의 힘겨운 싸움에 동참했다. 10일과 11일 각각 2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김승혁의 뒤를 따르면서 묵묵히 남편의 우승을 기원했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하루에 15㎞이상을 걷는 강행군을 한 것이다. 최씨는 “골프는 잘 모르고 배운 적도 없다. 코스를 묵묵히 따라다니며 응원하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고 말했다.
 김승혁은 결승전 초반엔 샷이 흔들렸다. 하지만 10m 이상 거리의 퍼트를 쏙쏙 집어넣으면서 승기를 잡았다. 13번 홀까지 2홀 차로 앞섰지만 15번과 16번 홀을 연속으로 내준 끝에 연장 승부를 펼쳐야 했다. 연장 첫 홀에서 세 번째 샷을 핀 30cm 옆에 붙인 김승혁은 컨시드를 받고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키 1m88cm로 KPGA투어 최장신인 이정환은 준우승으로 2010년 프로 데뷔 이후 개인 최고 성적을 거뒀다. 2015년 챔피언 이형준(25·JDX멀티스포츠)이 전가람(22)을 꺾고 3위를 차지했다.
김하늘 JLPGA투어 3승째
김하늘(29·하이트진로)은 올해 일본 투어에서 독주 체제를 갖췄다. 김하늘은 이날 일본 효고현 고베시 롯코 국제 골프장에서 열린 일본여자프로골프협회(JLPGA)투어 산토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합계 15언더파로 1타 차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3승째이자 JLPGA 통산 6승째다. 우승 상금 1800만엔(약 1억8000만원)을 받은 김하늘은 올 시즌 7858만엔(약 8억원)을 벌어들여 상금 1위를 달렸다.
남해=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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