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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강경화 철회하면 외교장관 임명 협조","여객선 몰라도 항공모함 못맡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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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강경화 외교장관 후보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중앙포토]

(왼쪽부터)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강경화 외교장관 후보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의 추경안 국회 시정연설을 하루앞둔 11일에도 'K 트리오'를 보는 여야의 시각은 조금도 수렴되지 못했다.
'K트리오'는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문제로 여야가 맞서있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를 말한다.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와 헌재소장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을 협의하기 위한 정무위와 인사청문특위의 전체회의가 12일 잡혀있지만 현재로선 개최여부조차 불투명하다.

국민의당은 이날 강 후보자에 대해 "새로운 후임자를 발탁하라"고 청와대를 압박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은 하루라도 빨리 강 후보자를 자진 사퇴시키고 적격한 후임자를 발탁해 국회로 보내야 외교장관 임명에 협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한·미 정상회담과 주요 20개국(G20)정상회의를 앞두고 외교부 장관이 없어서야 되겠느냐"며 '강경화 구하기'에 나선 여권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자질과 역량을 보여주지 못한 분에게 대한민국 외교를 어떻게 맡기느냐"며 "강 후보자는 연안여객선 선장으로는 맞을지 모르지만 전시 대비 항공모함의 함장을 맡길 수는 없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김이수 후보자에 대한 국민의당의 입장은 12일 의원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장관들과는 달리 문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장을 임명하기 위해선 '재적 과반수 출석, 출석 과반수 찬성'으로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 표결을 통과해야 한다.
이낙연 총리 때와 마찬가지로 40석의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셈이다. 국회 주변에선 '강 후보자 임명이 철회되면 김이수 후보자를 통과시켜주는 것 아니냐'는 연계설도 돌지만 김 원내대표는 "개별 의원 입장에선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당 차원의 연계는 절대 없다"고 말했다.

정우택 원내대표(왼쪽)가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와 이야기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정우택 원내대표(왼쪽)가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와 이야기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자유한국당은 K트리오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에 모두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세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했고, 정우택 원내대표는 중앙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결자해지(結者解之)하는 입장에서 대통령이 세 사람에 대한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이수 후보자에 대해선 "국회 본회의 표결에 참여해 반대할지, 아니면 아예 불참할지는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경화 외교장광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 현안 관련에 대해 발언했다. 이언주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경화 외교장광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 현안 관련에 대해 발언했다. 이언주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가운데) 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가운데) 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바른정당의 입장도 완고하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세 후보자에 대한 반대 입장에 아무 변화는 없다"며 "강 후보자는 자질 미달, 김상조 후보자는 도덕성 결격 사유, 김이수 후보자는 통진당 해산 반대 등 이념에 문제가 있다”며 '부적격' 입장을 재확인했다.

민주당은 휴일임에도 긴급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과 추경안 통과를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김상조 후보자에 대해 청와대는 지난 9일 국회 정무위에 "12일까지 인사 청문 보고서를 채택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제윤경 원내대변인은 "12일 정무위 전체회의가 열릴 수 있도록 한국당 소속 이진복 위원장을 비롯한 의원들에게 협조를 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강경화 후보자에 대해선 "정권을 초월해 전직 외교장관들이 지지하는 만큼 여론에 많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본다”며 “야당의 입장 변화를 최대한 이끌어낼 것”이라고 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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