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강경화에 이어 김상조ㆍ김이수도 모두 안갯속..청문회 정국 중대 고비

중앙일보

입력

야3당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문재인 정부 초기의 인사 청문회 정국이 중대 고비를 맞고있다.
  9일엔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인사 청문보고서 채택이 모두 연기됐다.
 오전으로 예정됐던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는 여야 간사간 회동이 결렬되면서 오후로 한 차례 연기되더니 결국 열리지 못했다. 쟁점은 김상조 후보자 부인의 부정 취업 의혹을 국회 차원에서 검찰에 고발할지였다.  자유한국당은 ‘국회 정무위 명의로 검찰에 고발한다’는 내용을 청문 보고서에 포함시키자고 주장했다. "토익점수가 합격 기준에 미달한 김 후보자 부인이 영어 강사로 채용되는 과정에서 김 후보자의 역할이 있었는지를 국회 차원의 고발을 거쳐 검찰이 조사토록 하자"는 것이었다. 국회 명의로 고발한다는 건 관련 의혹에 대해 국회가 상당한 심증을 갖고 있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정무위 소속인 한국당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 명의 고발이 이뤄지지 않으면 보고서 채택은 불가하다”고 못박았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시민단체와 한국당ㆍ바른정당이 이미 고발한만큼 국회 차원의 고발은 불필요하다"고 반대했다.
당초 "보고서에 ‘부적격’ 의견을 포함하는 것을 전제로 보고서 채택에 동의한다"는 분위기였던 바른정당의 기류도 달라졌다. 바른정당 지상욱 의원은 “부인이 학교에 제출한 신원 진술서에 남편을 ‘한성대 교수 김상조’라고 적은 사실을 확인했다”며 “학교에 남편이 누구라고 알리지 않았다던 김 후보자의 청문회 진술이 거짓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반대가 강경해지자 캐스팅 보트를 쥔 국민의당의 입장도 덩달아 바뀌었다. 원래는 김 후보자 부인에 대한 감사원 감사 청구를 민주당이 수용하면서 "해 주자"는 기류였지만 "합의될 때 까지 기다리자"로 바뀌었다.
오후로 연기된 전체회의에 한국당 의원들이 전원 불참했고, 한국당 소속 이진복 위원장은 12일로 회의를 연기했다.

김이수 후보자도 하루종일 논란이었다. 오전에 잡혀있던 전체회의는 인사청문특위 간사들간 사전 논의에서 이견이 표출되면서 열리지도 못했다. 김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기류도 반대쪽으로 강경해지고 있다.
일찌감치 '김이수 불가론'을 못박은 한국당의 정우택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후보자의 보고서 채택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 제1야당으로 강력 저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특위의 국민의당 간사인 이상돈 의원은 “김 후보자가 임명된다고 해도 (남은 재판관 임기때문에)15개월짜리 헌재소장이 될 수 밖에 없다”며 “야3당이 모두 간사협의에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바른정당 간사인 오신환 의원도 “야당 입장에선 부족하다는게 대체적 기류”라고 했다. 여야는 12일 다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지만, 야당의 반대 기류가 강해 청문 보고서 채택여부는 안갯속이다.
국회주변에선 "김 후보자의 인준여부는 야당이 가장 강하게 반대하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문제와 엮여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간사회동 뒤 민주당 간사인 진선미 의원은 “당마다 의견을 조율할 게 있는 것 같다. 다른 후보 문제와 분리되면 좋겠는데 주말이 지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도 "헌법재판소장은 장관과 달리 국회 본회의 투표를 거쳐야 임명할 수 있는 만큼 야당이 강 후보자 임명문제와 김 후보자에 대한 본회의 표결을 연계하려는 것 같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강경화 후보자에 대해선 야3당이 모두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있어 청문보고서 채택을 위한 회의 일정 자체가 잡히지 못했다. 한국당 당직자는 "강 후보자를 그대로 임명할 경우 추가경정예산안과 정부조직법 개정안 논의에 전혀 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회가 올스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 안건의 경우 180석의 찬성을 받아야 국회선진화법의 허들을 넘을 수 있지만, 민주당 의석은 120석에 불과하다. 한편 국회 기획재정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를 채택했다.
박성훈ㆍ안효성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