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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부 서열 3위 섀넌 美 정무차관 방한

중앙일보

입력

토마스 섀넌 미 국무부 정무차관이 한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고 외교부가 9일 밝혔다.

13~15일…청와대, 외교부, 통일부 인사 만나 #한미정상회담 의제, 사드 등 현안 논의 전망 #양국 외교안보라인 공석…고위급서 잇따라 협의

외교부는 “섀넌 차관이 13~15일 한국을 방문해 임성남 외교부 1차관과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준비 관련 협의를 가질 예정”이라며 “섀넌 차관은 여타 정부 고위인사들도 만나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섀넌 차관은 청와대와 외교부, 통일부 인사들을 만나 정상회담 의제 조율 및 양국 현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양자관계를 관장하는 정무차관은 국무부 서열 3위에 해당하는 요직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난달 한국을 찾은 매슈 포틴저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에 이어 미 고위급 당국자의 두번째 방한이다.

한국에서는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이 특사 자격으로 미국을 찾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만나는 등 정·관계 인사를 폭넓게 접촉했고, 최근에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임성남 차관이 각기 방미해 안보 현안을 논의했다.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실무선이 아닌 고위급 인사들이 직접 상대국을 오가며 의견을 교환하는 것은 양국의 외교안보라인 인선이 모두 마무리되지 않은 탓이 크다.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5개월이 다 돼가지만 한반도라인은 아직 공석 상태다. 대북정책을 주도하는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는 아직 지명되지 않았다. 주한 대사도 부재 상태다.

한국 측 역시 김기정 전 차장의 경질로 옛 외교안보수석에 해당하는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공석이 됐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양 측은 고위급 인사들이 직접 소통, 협의의 속도를 높이자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문제 등 양국 정상이 만나 다뤄야 할 예민한 현안도 수두룩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을 만나 사드 문제를 논의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한국 정부의 (환경영향평가 시행 등) 결정에 실망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식으로 성격 규정을 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사드 관련 사항은 미국 정부에 대단히 중요하다”며 “우리는 사드가 동맹의 결정이었음을 계속 이야기하고, 한국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섀넌 차관이 이날 논의에서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들고 올 가능성이 크다.

외교가 소식통은 “첫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간 관계 설정과 입장 조율이 중요한데, 아직 우리쪽이 정리가 다 되지 않아서 실무자들끼리 만나도 상대국에서 디테일을 궁금해하면 답을 다 해줄 수가 없는 형편”이라며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여러가지로 어려운 상황에서 열리기 때문에 성공적 회담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는 쉽지 않은 만큼 양국 모두 고위급에서 직접 나서 최대한 소통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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