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사내아이'처럼 생겼다고 실격된 8살 축구 소녀

중앙일보

입력

[사진 courtesy of Omaha NBC affiliate WWOT]

[사진 courtesy of Omaha NBC affiliate WWOT]

올해 8살 된 꿈 많고 기량 뛰어난 여자 축구선수가 뜻하지 않게 큰 상처를 입게 됐다.

5일(현지 시간) ESPN, 워싱턴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의 스프링필드 축구 클럽 토너먼트 11세 이하 본선에서 밀리 헤르난데스(Mili Hernandez) 선수가 외모로 인해 출전을 거부 당했다. 이 소녀 뿐 아니라 팀 전체가 실격 처리 돼 충격이 더 크다.

사건이 벌어진 건 지난 주말, 밀리가 속한 아주리 캐코로스 소녀 클럽 축구팀은 일요일에 치를 예정이었던 결승전을 앞두고 돌연 실격처리를 당했다. 스프링필드 축구 재단은 "밀리가 사내 아이다"라며 해당 팀을 실격처리한 이유를 밝혔다.

소녀의 아버지는 밀리가 여자임을 증명할 수 있는 건강 보험카드를 들고 밀리와 함께 조직위원회에 찾아갔지만 소용이 없었다. 밀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긴 머리가 거추장스러워 머리를 짧게 깎아왔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밀리가 너무 속상해서 하루종일 울었다"고 말했다.

밀리는 8살이지만 기량을 인정받아 11살 팀에서 축구를 할 만큼 장래가 촉망되는 축구선수이기도 하다.

황당한 사연이 미국 전역에 알려지면서 격려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2004년·2012년 올림픽 여자축구 금메달리스트이며 2015년 캐나다 여자월드컵 우승멤버인 전 미국대표팀 공격수 애비 웜바크는 영상 인터뷰를 올렸다. 미국 출신 세계적인 여자축구 스타 미아 햄은 자신이 운영하는 축구 아카데미에 밀리를 초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밀리는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축구를 하며 프로 축구선수가 되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