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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섬나 오늘 국내 송환 … 유씨 일가 비자금 수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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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세월호 실소유주였던 유병언(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녀 유섬나(51·사진)씨가 3년간의 해외도피 생활을 끝내고 7일 송환된다. 정유라(21)씨의 두 돌 된 아들 역시 같은 시간에 귀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피 3년 만에 … 오후 3시 도착 #인천지검 특수부서 조사 맡기로 #정유라 아들도 같은 시간에 귀국

검찰 관계자는 6일 “한국시간으로 7일 오전 4시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서 한국 국적기인 대한항공(KE902) 직항편으로 송환되며 같은 날 오후 3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들어온다”고 말했다. 섬나씨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은 국적기 기내에서 이뤄진다.

그는 한국에서 디자인업체 ‘모래알디자인’을 운영하면서 계열사 ‘다판다’로부터 컨설팅비 명목으로 48억원을 받는 등 492억원의 횡령·배임 혐의가 있다. 또 유 전 회장의 해외 사진전시회 관련 업무를 도맡으면서 비용을 과다 계상하는 방식으로 비자금 조성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면 섬나씨는 인천지검으로 바로 이송된다. 이후 검찰청사 안으로 들어가기 전 포토라인에 서서 자신의 심경을 전할 예정이다. 인천지검 관계자는 “별도 수사팀은 꾸리지 않고 인천지검 특수부에서 수사를 맡게 된다”고 말했다.

섬나씨의 강제송환을 계기로 유씨 일가의 비리가 더 밝혀질지 주목된다. 검찰은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 인천지검에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침몰 원인 규명을 위한 선원 수사와 실소유주 일가의 부실경영을 파헤치는 기업 수사를 진행했다. 당시 유 전 회장의 사망과 섬나씨 등의 도피로 일가 비리는 큰 진척을 보지 못했다. 인천지검은 섬나씨를 비롯해 해외에 체류 중인 일가에게 출석을 통보했으나 불응하자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인터폴을 통해 적색 수배령을 내렸다. 섬나씨는 2014년 5월 프랑스 경찰에 체포됐지만 송환을 거부하는 소송을 진행해 왔다.

한편 법조계에 따르면 정유라씨의 아들과 60대 보모가 섬나씨와 같은 시간에 한국으로 들어온다. 이들은 올 1월 덴마크 경찰이 정씨를 체포한 뒤 취재가 이어지자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덴마크 당국에 신변 보호를 요청해 당국이 제공하는 비공개 거처에 머물러왔다. 하지만 정씨가 한국으로 송환되면서 덴마크 당국이 정씨의 아들을 계속 보호할 명분이 없다며 데려갈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보모가 정씨의 최측근으로 덴마크 도피 과정을 상세히 알고 있는 점을 고려해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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