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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 초여름 AI, 위기경보' 경계'로 높여 …군산 기점으로 전국 확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4일 전북 군산시 서수면 오골계농장 앞에서 방역 요원들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전날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이 농장 가금류 1만3400여 마리에 대해 예방적 살처분을 실시했다. 군산=프리랜서 장정필

4일 전북 군산시 서수면 오골계농장 앞에서 방역 요원들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전날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이 농장 가금류 1만3400여 마리에 대해 예방적 살처분을 실시했다. 군산=프리랜서 장정필

 전북 군산에서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AI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올렸다. AI가 발생한 농가의 가금류 살처분도 진행됐다. 지난 겨울 AI 확산으로 전국 946개 농가에서 3786만 마리의 닭·오리·메추리가 살처분됐다.

군산 오골계 농장 1만3000마리 살처분 #제주 양성 반응이어 경기 파주까지 북상 #경남 양산, 부산 기장에서도 발견돼 #높은 기온에 약한 AI의 초여름철 확산은 이례적 #전국 전통시장서 살아있는 닭 거래 전면 금지

전북도는 4일 "전날 AI가 발생한 군산시 서수면의 오골계농장에서 사육 중인 오골계와 토종닭, 병아리 등 가금류 1만3400여 마리를 예방적 차원에서 모두 살처분했다"고 발표했다.

4일 전북 군산시 서수면 오골계농장 앞에서 방역 요원들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전날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이 농장 가금류 1만3400여 마리에 대해 예방적 살처분을 실시했다. 군산=프리랜서 장정필

4일 전북 군산시 서수면 오골계농장 앞에서 방역 요원들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전날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이 농장 가금류 1만3400여 마리에 대해 예방적 살처분을 실시했다. 군산=프리랜서 장정필

철새도래지인 금강호에서 4.5㎞ 떨어진 이 농장에서는 지난 3일 H5N8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고병원성 여부는 이르면 5일 나온다. 해당 농장 반경 3㎞ 안에는 가금류 농장 4곳이 있는데 AI 간이검사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이들 농장은 오리와 닭 등 20여만 마리를 키우고 있다.

조사 결과 해당 농장주는 오골계 1000마리를 제주 지역에 판매했고, 이 가운데 100마리가 시중에 유통됐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앞서 AI 의심 신고를 한 제주시의 토종닭 농가는 지난달 27일 제주 지역의 한 재래시장에서 오골계 5마리를 사왔고 이틀 뒤 5마리가 모두 폐사했다.

이 농가는 지난 2일 기존에 키우던 토종닭 3마리가 추가로 폐사한 뒤에야 당국에 뒤늦게 의심 신고를 했다. 해당 농가에서는 H5N8형 AI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방역 당국이 4일 AI가 발생한 전북 군산시 서수면 오골계농장 가금류 1만3400여 마리에 대해 예방 차원에서 살처분을 실시했다. 군산=프리랜서 장정필

방역 당국이 4일 AI가 발생한 전북 군산시 서수면 오골계농장 가금류 1만3400여 마리에 대해 예방 차원에서 살처분을 실시했다. 군산=프리랜서 장정필

방역 당국은 문제가 된 오골계가 군산의 오골계농장에서 중간유통상 격인 제주 지역의 또 다른 농가를 거쳐 재래시장을 통해 유통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도는 3~4일 이틀간 AI가 확인된 농장 반경 3㎞ 이내 14개 가금류 농가에서 기르던 닭·오리 등 1만2000여 마리를 살처분했다.

경기 파주와 경남 양산, 부산 기장 지역 일부 농가의 닭들도 살처분됐다. AI가 발생한 군산 농장에서 오골계 일부가 유통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이날 파주시 법원읍 한 농장의 토종닭과 오골계·칠면조 등 1600여 마리를 살처분했다. 지난달 23일 군산 농장에서 오골계 500마리를 사들인 이 농장은 간이검사 결과 AI 양성 판정이 나왔다.

경남 양산시도 지난 3일 원동면과 동면의 가금류 농가 14곳의 닭과 오골계 등 1100여 마리를 살처분했다. 이들 농가에서는 군산 농장에서 오골계 150여 마리를 사온 것으로 파악됐다. 간이 검사에서는 AI 발병 여부가 나오지 않았다. 방역 당국은 진주 축산진흥연구소에 정밀검사를 의뢰한 상태다.

부산 기장군에 있는 6000마리 규모의 닭·오리 사육 농가도 AI 양성 반응이 나왔다. 해당 농장도 지난달 27일 군산 농장에서 오골계 650마리를 사 왔고 이 중 일부가 폐사된 것으로 조사됐다.

4일 전북 군산시 서수면 오골계농장을 드론으로 촬영한 모습. 방역 당국은 이날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이 농장 가금류 1만3400여 마리에 대해 예방적 살처분을 실시했다. 군산=프리랜서 장정필

4일 전북 군산시 서수면 오골계농장을 드론으로 촬영한 모습. 방역 당국은 이날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이 농장 가금류 1만3400여 마리에 대해 예방적 살처분을 실시했다. 군산=프리랜서 장정필

4일 전북 군산시 서수면 오골계농장을 드론으로 촬영한 모습. 방역 당국은 이날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이 농장 가금류 1만3400여 마리에 대해 예방적 살처분을 실시했다. 군산=프리랜서 장정필

4일 전북 군산시 서수면 오골계농장을 드론으로 촬영한 모습. 방역 당국은 이날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이 농장 가금류 1만3400여 마리에 대해 예방적 살처분을 실시했다. 군산=프리랜서 장정필

이번 AI 의심 신고는 지난 4월 4일 논산을 마지막으로 약 두 달 만이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전국에 AI가 창궐한 이후 최근 두 달 가까이 발생하지 않자 지난 1일 방역체계를 평시 수준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하루 만에 AI가 제주와 군산에서 잇따라 발생하면서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전문가들은 AI가 겨울에 주로 발생하는 건 철새 유입 때문이지만 다른 계절에도 나타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조호성 전북대 수의학과 교수는 "동남아시아는 1년 내내 30도를 웃도는 여름이지만 AI가 발생한다"며 "AI가 어떤 형태로든 종식됐다가 다시 왔거나 기존에 남아 있던 바이러스가 순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AI 위기경보가 '경계' 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전국 시·도에서는 AI 방역대책본부 및 상황실이 가동되고 AI 발생 시·도 및 연접 시·도의 주요 도로에는 통제초소가 운영된다. 또 5일부터는 전국 전통시장과 가든형 식당에서 생닭을 사고파는 행위가 전면 금지된다.

AI가 다시 발생하면서 닭고기와 계란 값을 낮추려던 농식품부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민연태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고병원성으로 확인되면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할지 논의 중"이라며 "관계부처와 협의해 민·관·군 총력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군산·제주·세종=김준희·최충일·장원석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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