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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표밭뒤안|수배학생회장이 연단에 나타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순천>
30일 순천시 유통센터앞 광장에서 열린 민정당 노태우후보의 순천유세는 광주와는 달리 화염병·돌·각목등은 날아들지 않았지만 유세장 곳곳에서 야유와 『김대중』 연호가 잇달아 어수선한 분위기.
학생·시민등 김대중후보지지 군중들은 연단 맞은편 시장 상가건물 1층 옥상등에 자리잡고 노후보의 말이 끝날 때마다 『우』하는 야유와 『김대중』을 연호했다.
노후보는 『여러분들이 그렇게 떠들어도 나는 왠지 순천이 정이 든다』고 말하면서 연설을 계속, 여유를 보이기도.
○…순천경찰서는 광주유세같은 폭력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연단주변은 물론 유세장 곳곳에 사복경찰을 밀집대형으로 배치, 위해 가능 시민이나 학생들의 연단접근을 철저히 차단.
이들 사복경찰들은 일반유권자들처럼 태극기와 노후보 얼굴이 그려진 깃발을 들고 군중틈에 섞여 있다가 『김대중』연호와 야유함성이 울리는 장소로 신속히 이동, 해산시키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노후보 순천유세장에는 29일 광주유세장에서 선보였던 이른바 「무진광주학생협의회」회원 5백여명이 행사장 곳곳을 누비며 『노태우』를 연호, 청중들의 호응을 유도.
그러나 광주지역대학생만으로 구성돼있다는 「무진협의회」의 대열에는 40대 주부들과 20대 청년들이 상당수 끼어있었다.
대열에 끼어있던 비표(태극마크)를 단 20대의 한 청년은 『무진협의회의 회원으로 나왔지만 대학생은 아니다』고 했고 한 40대주부는 『이 대열의 주부들은 순천시의 반장들로 동에서 나오라고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
30일 민주당 김영삼후보의 수원유세장인 수원역광장에는 김후보 연설이 시작되기전인 하오1시부터 김후보의 로고송이 울러퍼지는 가운데 느닷없이 무소속 백기완후보의 유세를 선전하는 2백여 학생들이 나타나 백씨 지지시위를 벌여 잠시 소란.
○…유세장인 수원역 광장에는 노태우후보를 비난하는 유인물, 김대중후보와 김영삼후보를 선전하는 유인물들이 마구 배포되어 무질서와 과열분위기를 말해주기도. 또 역광장 바닥에 수원대·서울대농대 학생회명의로 학교재단을 비난하는 내용과 「○○당의 부정선거사례폭로」「김영삼씨는 김대중후보에게 양보, 단일화하라」등의 대자보를 붙여놓아 눈길.

<충주>
민주당은 김영삼후보의 30일 낮12시 충주시교현동 중리공설운동장 유세가 영하로 곤두박질한 날씨 탓에 군중이 적을 것을 우려, 민주산악회 회원 및 당원들을 총동원, 대회 이틀전인28일부터 시내 곳곳에 30일 대회를 알리는 안내전단 10만장과 민주당보 1만장을 살포.
또 봉고버스 2대를 동원, 충주시·중원군관내를 수십회씩 돌며 로고송과 대회안내 가두방송에 열을 올렸고 대책사무소 옥상에 설치된 확성기에서는 하루종일대회를 알리는 방송이 끊이질 않아 주변주민들은 짜증스런 불평.
○…민주당 충주지부 고문 한상우씨(57)는 『낮12시에 있을 김영삼후보의 유세에 맞추어 충주시주변 농촌에서 돼지를 잡아 파티를 하는 곳이 더러있다』고 여당의 물량공세를 공격.
또 공화당 충주지부위원장 이종근씨 (65·전4선의원)는 『18년 동안 정치를 해보았지만 이번 선거처럼 여당이 돈을 많이 쓰는 일은 처음』이라며 『반상회때 여당을 지지할만한 지역을 골라 6천원내외의 현금을 나누어주었다』고 주장.

<제주>
30일 하오 제주시에서 열린 평민당 김대중후보의 유세장에는 지난달26일 민정당 노태우후보 제주유세장에 최루가스 분말 살포사건배후조종혐의로 경찰의 수배를 받고 있는 제주대총학생회장 송형관군(22)이 하오3시20분쯤 연단에 나타나 김후보지지 성명을 발표하는 바람에 경찰이 당황.
이날 송군은 부학생회장 황인호군(23)·여학생회장(송영란양(22))과 3명이 붉은 머리띠를 두르고 연단에 나와 『군사정권 타도하자』『민중정부수립하자』를 외치며 김대중후보 지지성명을 발표, 김후보로부터 격려의 악수를 나누고 연단을 내려갔다.
○…제주종합운동장 야외광장의 잔디밭과 조경수·꽃나무들이 요즘 대통령선거유세에 모인 군중들 발길에 큰 수난.
지난달 26일 민정당 노태우후보, 27일 민주당 김영삼후보의 제주유세에 이어 30일 평민당 김대중후보까지 모두 같은 장소에서 유세를 벌인 때문에 계속 모인 수많은 인파로 조경수·잔디·어린 꽃나무가 마구밟혀 월동회복이 어렵게됐다.
종합경기장·야구장·수영장·애향운동장이 들어서 있는 제주시오나동 스포츠타운 야외광장은 제주시내에서 대중집회장소로 가장 알맞아 각 당 후보마다 유세장소로 택한 때문에 수난을 겪고 있는 것.
간이화장실을 준비하지 않아 아무데나 방뇨한데다 주정꾼의 배설물까지 널려 악취가 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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