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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모욕하지 말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선거운동이 종반전에 접어들면서 타락상도 절정에 이른 느낌이다.
도덕을 외면한 정체불명의 흑색선전물이 거리에 뿌려지고 건물과 가정에까지 투입되고 있다. 유세장에서는 원색적인 발언들이 거침없이 토해지고 있다.
특히 타당후보를 가리켜「성을바꾼자」라느니「가정파괴범」이라느니 욕설을 퍼붓는데 이르러서는 아연실색할 따름이다. 그런 사람들을 국회의원으로 뽑아준 것이 부끄럽기 까지하다.
민주주의를 선택한 우리는 정치인들에게 많은 특권을 주고 있다. 그것은 권력과 고위공직에 이르는 기회의 제공과 이를 위한 자유활동의 보장이다.
그러나 지금의 일부 정치인과 정파들은 이 권리를 악용하여 오히려 국민을 분열시키고 도덕을 타락시키고 있다. 요즘의 지하유인물과 유세장 욕설은 명백히 국민에 대한 모욕이며, 정치발전을 저해하는 행위로 지탄받아야 한다.
선거는 민주정치를 가능케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정치의 사회화 과정의 하나다. 따라서 선거는 단순히 권력담당자를 뽑는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선거운동을 통해 민주주의의 장점을 숙지시키고 실천을 통해 그것을 정착시켜야 한다. 국민통합과 지도자의 양성도 선거를 통해서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요즘의 정치인과 정파들의 행위는 이같이 중요한 선거의 기능은 외면한채 권력욕에 사로잡혀 이성을 잃고 있다는 인상이다.
우리는 71년이래 선거다운 선거를 치러보지 못했다. 따라서 올바른 정치지도자를 키워낼 기회가 없었다. 지금의 대권도전자들이 대부분 그때 그 사람일 수 밖에 없는것은 그때문이라고 할수있다.
이번 선거는 민주화될 다음 시대를 이끌어같 지도자를 뽑고 5년후 그를 승계할 다음번 지도자를 키우는데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지금의 선거양상은 그 반대방향으로 치닫고 있는것 같다.
이것을 규제할 힘은 국민밖에 없다. 국민의 올바른 판단과 투표를 통해서 응징돼야 한다.
첫째로 그같은 인신공격과 혹색선전을 자행한 측이 선거의 덕을 보게 해서는 안된다. 그런 수단은 우리사회에서 용납되거나 이익이 되지 못하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보여줘야 한다.
둘째는 표현수단이 나쁘거나 불명한 것은 비록 사실이라 해도 투표의 기준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투표에 효과를 미친다면 이땅에서 그런 작태는 뿌리뽑히지 않고 계속될 것이다.
세째 그같은 행위에 직접 관련된 자는 지도적 위치나 공직으로부터 제거해야 한다. 도덕적으로 부패한 그런 사람들은 우리 국민을 이끌 자격이 없다.
이런 원칙이 효과적으로 힘을 발휘하기 위한 국민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그것은 민주화운동에 앞장서온 운동기구들이 맡아야 한디. 민주운동 단체들은 특정 정파를 초월하여「국민의 대리인」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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