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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동물들 “날 보러 와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늘보원숭이

늘보원숭이

늘보원숭이는 몸길이가 다 자라면 35㎝에 불과한 작은 동물이다. 동작이 느려 온종일 150m 정도 이동한다. 늘보원숭이는 개체 수가 줄어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서 1종으로 분류된 멸종위기 동물이다.

국립생태원 ‘에코케어센터’ 준공 #밀수 동물 27마리 일반인에 개방

늘보원숭이(순다늘보원숭이)는 충남 서천군에 있는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생태원)에 2마리가 있다. 이 늘보원숭이는 방치된 채 발견돼 대구지방환경청 등이 보관하다 생태원에 넘겼다. 생태원 관계자는 “누군가 밀수해 키우다가 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생태원이 이들 멸종 위기 동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에코케어센터를 준공해 최근 운영에 들어갔다. 에코케어센터(668㎡)는 일종의 멸종 위기 동물 전용 ‘미니 동물원’이다. 생태원으로 이관된 밀수 동물이 늘자 별도의 시설을 갖춘 것이다. 생태원 이수길 동물병원부 과장은 “밀수된 동물은 전염병도 함께 유입시킬 가능성이 큰 만큼 제대로 된 시설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개체 수가 늘면 별도의 보호 시설을 추가로 짓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비단원숭이

비단원숭이

말똥가리

말똥가리

코케어센터에서는 비단원숭이, 늘보원숭이, 검은손긴팔원숭이, 흰손긴팔원숭이, 노랑뺨볏긴팔원숭이, 검독수리, 말똥가리 등 10여 마리를 키우며 일반인에게도 개방한다. 지금까지 이들 멸종위기 동물은 생태원 내 동물병원에서 관리하는 바람에 일반인이 구경할 수 없었다.

사막여우

사막여우

에코케어센터 동물을 포함해 생태원에는 멸종위기동물이 총 27마리(12종)가 있다. 사막여우·비단원숭이·검은술비단원숭이·검은손 긴팔원숭이·멕시코도룡뇽·버마비단뱀·레드테일보아 등이다. 이들 동물은 밀수과정에서 세관에 적발됐거나 밀수해서 키우다가 주인이 버린 것이다. 이들 동물은 대부분 애완용이며, 밀수업자들이 들여와 거래하고 있다고 생태원측은 전했다.

생태원은 2014년 12월 개원 이후 총 38마리의 멸종위기 동물을 넘겨받았다. 하지만 데려온 지 얼마 안 돼 16마리가 폐사했다. 사막여우만이 새끼 5마리를 낳아 현재 9마리가 자라고 있다.

밀수 동물가운데 사막여우는 번식에 성공한 케이스다.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에 등장하는 사막여우는 2014년 4월 아프리카 수단에서 불법 수입됐다가 인천세관에 적발돼 국립생태원에 인계됐다. 이 가운데 한 마리가 지난해 7월 2마리 이어 지난달 30일 3마리를 출산했다.

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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