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김부겸 행자부 장관 지명 소식을 들은 TK 반응은?

중앙일보

입력

"김부겸씨 참 부드럽지예. 우직하니 뚝심도 있심데이(있습니다). 대통령이 제대로 잘 뽑은것 같네예."

지난 총선 보수텃밭 TK서 파란 일으킨 김부겸 #행자부 장관 발탁으로 대구시민들 다시금 눈길

30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한 은행. 순서를 기다리는 방문객들이 스마트폰에 뜬 뉴스를 읽고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에 김부겸(59)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명했다는 보도였다. 기자가 한 40대 주부에게 "장관 후보자가 된 김부겸 의원을 어찌 보느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 옆에 앉아있던 최명순(64·여)씨도 웃으며 말을 보탰다. "선거 때 있잖아예. 당 안보고 사람 하나보고, 야당인 김부겸씨를 뽑았다 아입니꺼(아닙니까). 장관으로까지 이래 오를 줄 누가 알았겠심니꺼."

같은 시각 수성구 범어동 범어네거리 한 커피전문점 앞. 인근 헬스장에 운동을 하러 가던 박영미(37·여)씨에게 "김부겸 의원이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는데 어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김 의원예?. 생글생글 잘 웃고 영국 신사처럼 친절해서 동네(수성구) 주부들에게 인기 많지예. 행자부 장관이라면 공무원 중 제일 높은 사람이 되는 것 아입니꺼. 우리 동네에 오랜만에 들려온 자랑스러운 소식 같심더"라며 환하게 웃었다.

수성구 황금동에 살고 있는 김대운(31)씨는 지난 총선에서 김부겸 의원에게 투표했다고 한다. 그는 "보수정당 일색인 대구에 김 의원이 당선돼 파란을 일으켰는데, 이제는 행자부 장관까지 맡게 됐다니 기대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김부겸 행자부 장관 내정자는 대구 수성갑(범어·만촌·황금·고산동)을 지역구로 둔 4선 의원(16·17·18·20대)이다. 19대 땐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더불어민주당 당내 경선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낮은 지지율로 중간에 뜻을 접었다.

보수 텃밭인 대구에 사무실을 둔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도 이날 공개적으로 '김부겸 의원 행자부장관 지명을 환영드린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경북도당은 "4선의 중진의원으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때로는 기득권을 포기하면서까지 사회 개혁, 지역주의 타파, 국민 통합에 헌신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분권과 자치 분야에서 대한민국 최고 전문가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관계를 새로 정립하고 지방분권 강화를 통해 전국이 골고루 발전할 혁신적인 국가 행정체계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관련기사

 지역구를 떠나서도 대구시민 상당 수가 김 의원의 장관 내정 소식을 반겼다. 보수 도시에 현 정부의 '연결고리' 역할을 기대해서다.
 달서구 다사읍에 사는 송욱재(33)씨는 "며칠 전부터 김 의원이 행자부 장관에 발탁될 것이란 소문이 돌아 눈여겨 보고 있었다"면서 "현직 의원이 과연 행자부 장관으로서 역할을 잘할 수 있을지 지켜보려 한다"고 말했다.

반면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종형 (28·대구 동구 신천동)씨는 “(더불어민주당 당적으로) 대구 핵심인 수성구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지만 지금까지 별다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 행자부 장관으로서 앞으로 어떤 성과를 보여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대구=김윤호·김정석 기자
youknow@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