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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라, 23개월 아들 덴마크에 두고 출발.. 검찰 "아직 심리적 동요 없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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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씨 딸 정유라씨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의 딸 정유라(21)씨가 30일 오후 국내 송환 길에 오른다. 검찰 관계자는 “우리나라 시간으로 30일 오전 덴마크에서 정씨를 만났다. 보안상 어디에서 대면했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정씨가 23개월 된 아들은 덴마크 보모에게 맡기고 오지만, 아직 심리적 동요 없이 이송 절차에 응하고 있다고 한다.

31일 오후 인천공항 통해 입국 #23개월 아들은 덴마크에 남겨 #어느 구치소 수감할지는 유동적 #최순실, "딸 죽이려 하지 마라" 격앙

검찰에 따르면 법무부 및 검찰 관계자 5명으로 구성된 ‘인수팀’은 오후 4시 25분 코펜하겐 공항에서 KLM항공 KL1132편에 탑승해 5시 55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후 3시간 25분가량 대기한 뒤 9시 20분에 대한항공 KE926편으로 갈아탄다. 인천국제공항에는 31일 오후 3시 5분(한국시간)에 도착한다.

검찰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는 대로 체포영장을 집행한 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할 계획이다. 정씨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과 송환, 검찰청 호송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가 맡는다. 검찰청에 도착하면 정씨에 대한 주된 조사는 특수1부(부장 이원석)에서 진행하고 첨단범죄수사1부에서는 추가 혐의에 대해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정씨를 조사한 다음 어느 구치소에 수감할지 체포영장에 적시돼 있지만 조사를 하며 다시 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체포영장 청구서에는 정씨의 인치 장소로 서울구치소가 적시됐다. 서울구치소는 이미 정씨의 사촌 언니인 장시호씨를 비롯해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이 수감돼 있는 곳이다. 다만 이후 구속영장이 청구될 경우 정씨의 유치장소는 어머니 최씨가 수감된 남부구치소로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정씨를 상대로 이화여대 입시 비리를 비롯해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이 얽힌 뇌물수수 의혹 등을 조사한다. 최씨는 독일 현지법인 코어스포츠와 삼성전자가 용역 거래를 가장한 계약을 체결하도록 하고 정씨의 승마에 필요한 금전적인 지원을 받는 등 범죄수익 은닉 규제 및 처벌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데 정씨가 여기 관여했는지도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정씨는 그간 송환 결정 불복 소송이나 언론 인터뷰에서 ‘어머니가 자신이 한 일에 관해서는 얘기해 주지 않아서 모른다’, ‘나의 혐의에 관해서는 무죄를 주장한다’는 등의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조사 과정에서 예상 밖의 진술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씨를 잘 아는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은 이달 초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 씨는 여과 없이 얘기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수준”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정씨 송환 소식에 최씨 측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씨는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의 삼성 뇌물수수 사건 재판에서 “유연이(정유라)는 삼성 말 한 번 잘못 빌려 탔다가 완전히 병신이 됐고 승마협회에서도 쫓겨났다”고 억울해했다. 또 “제가 유연이를 (삼성 지원과 상관없이 독일로) 데리고 갔다고 하지 않았느냐. 애를 죽이려고 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최씨는 재판장이 “흥분하지 말라”고 당부했지만 “딸이 들어온대서 흥분이 좀 돼 있다”며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검찰을 향해서는 “딸한테도 책상을 쳐가면서 협박할 거냐”고 따지기도 했다.

정씨 측 변호인에 따르면 정씨 아들은 덴마크 보모가 맡는다고 한다. 정씨 측 인사는 “아들은 송환 대상도 추방 대상도 아니다. 적법 체류하고 있다”며  “한국에 아기를 맡길 곳이 마땅치가 않아 덴마크에 있는 보모에게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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